히스패닉계로 보이는 세 남자가 두터운 옷을 입고 플러싱의 한 가게 앞에서 잡담을 나누고 있다. 이들은 눈이 많이 왔던 요 며칠간 그런대로 괜찮은 수입을 올렸다.

각 상점, 가게, 특히 자동차 판매상들이 다투어 찾았다. 한시라도 빨리 눈을 치우고 전시용 차들을 세차해 놓아야 손님들을 맞을 수 있기에 오랜만에 이곳 저곳에서 불림을 받았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삽까지 준비했지만 눈치우기는 이제 끝났고 다른 일거리도 나타나지 않았다.
겨울은 눈 치우는 일 말고는 하루하루 먹고살기가 가장 힘든 때다. 여름은 그나마 낫다.

단독 주택들이 잔디 깎고, 이사도 많이 하기에 힘쓸 일이 제법 많다.
어서 여름이 오기를 기다린다. 아니 일거리만 많다면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매일 매일 땀흘려 모은 돈으로 고향가서 가족과 오손도손 살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다.

<김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