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교도 중년과 유대인 소년
친부자같은 감동적 사랑
오랜만에 오마 샤리프가 스크린에 돌아와 자비롭고 인자한 연기를 보여주는 삶의 예지로 가득 찬 감정적인 작품이다. 나이와 믿음 그리고 피부 색깔이 다른 어른과 소년의 믿기 어려운 우정과 부자지간 같은 사랑을 그린 따스한 영화로 유머와 눈물 그리고 추억이 가슴을 적시고 들어온다. 특히 대사가 매우 아름답고 지혜로워 듣노라면 마음이 부유해진다.
1960년대 초 파리의 여름. 서민들과 거리의 여인들이 섞여 사는 블러 거리. 틴에이저인 모모(피에르 불랑제르)는 아버지와 단 둘이 아파트서 사는데 아버지(질베르 멜키)는 오래 전에 집을 나가버린 아내와 모모의 형 때문에 우울증에 시달린다.
착하고 꿈 많은 모모는 자기를 형과 비교하는 아버지가 못 마땅하지만 늘 직장서 돌아오는 아버지를 위해 저녁을 마련한다. 낮에는 창 밖을 통해 유혹적인 창녀들을 탐내며 바라보거나 아래층에 사는 자기 또래의 소녀 미리암을 골려 주는 일로 심심 파적을 하고.
모모가 찬거리를 사는 가게의 주인은 나이 먹고 과묵한 아랍계 이브라힘(오마 샤리프). 이브라힘은 어두컴컴한 가게 계산대 뒤에 앉아 코란을 읽으면서 거의 매일 같이 자기 가게에 들르는 모모를 눈여겨본다. 그리고 모모의 아버지마저 집을 나가 버리자 이브라힘은 모모를 자기 아들처럼 받아들인다.
이브라힘은 그동안 번 돈으로 빨간 컨버터블을 산 뒤 아들 모모와 함께 유럽을 거쳐 자기 고향인 터키를 향해 여행을 떠난다. 두 사람은 이 여행서 다양한 장소와 사람들 그리고 문화와 습관들을 만나고 경험하는데 모모는 이 여행을 통해 보다 성숙한 사람으로 변한다.
파리 거리의 옛 모습과 유럽 여러 나라의 이국적 풍경을 그림처럼 찍은 촬영이 곱다. 뛰어난 것은 이 영화로 데뷔한 불랑제르와 샤리프의 연기와 상호조화. 특히 샤리프가 그의 깊은 눈처럼 깊고, 진실하고 느낌이 충만한 명연기를 해 마치 이브라힘역은 샤리프를 위해 만들어진 것처럼 느껴진다. 프랑솨 뒤페이롱 감독.
R. Sony Pictures Classics. 선셋5(323-848-3500), 로열(310-477-5581), 플레이하우스(626-844-6500), 타운센터(818-981-9811), 사우스코스트 빌리지3(800-FANDANGO #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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