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밀집 지역 고교내
*미국태생-조기유학생
*타인종보다 더 거리감
지난해 한국에서 갓 이민와 몽고메리 카운티의 한 고교에 다니고 있는 김모(16)양은 같은 학교의 한인 2세 학생들이 싫다.
미국에서 태어나 영어가 모국어로 사용하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는 이들의 말투와 행동은 느끼하기만 하다. 동족이란 것 외에는 공통점을 찾을 수가 없다. 특히 한인 2세들이 자신을 두고 보트 난민을 뜻하는 ‘FOB’(Fresh Out of Boat) 또는 팝 소다처럼 톡톡 튄다는 의미의 ‘POP’이라며 킥킥댈 때는 타인종이 주는 모멸감 보다 더한 상처를 받는다.
미국에서 태어난 허모(18)군은 한국에서 금방 온 학생들끼리 몰려다니는 것을 볼 때마다 거부감을 갖는다. 남자가 발목까지 오는 바지를 입고 머리를 샛노랗게 물들이거나 짙은 원색 또는 앞뒤가 맞지 않는 영어 문구가 쓰인 옷을 입고 다니는 여학생을 볼 때마다 ‘물 건너온 애들은 촌스럽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훼어팩스 소재 한 고교에 재학중인 미국태생의 박모(17)군이 갖고 있는 한국에서 갓 온 학생들의 이미지는 ‘두 명 이상 만 몰리면 시끄럽게 떠들며 공중도덕과 매너가 없다’는 것.
얼마 전 교내 오라토리엄에서 열린 교내 오케스트라와 밴드부 음악회에서 객석에 있던 한인 1세 학생들이 친한 친구의 이름을 한국말로 연호하며 휘파람을 불어 모든 관중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해 한국인이라는 것이 창피하게 느껴졌을 정도였다.
조기유학생을 포함해 한국에서 갓 온 한인 학생들과 미국에서 태어난 2세 한인 학생들 간의 캠퍼스 갈등이 갈수록 깊어가고 있다.
점심시간 등에 끼리끼리 어울리는 것은 물론이고 아예 상종 조차 꺼리기도 한다.
‘한국파’와 ‘미국파’의 대립이 노골화되면서 때로 폭력사태로 발전해 문제가 되기도 한다. 지난해 한인 학생이 다수 다니고 있는 훼어팩스 카운티의 한 고교에서는 한인 여학생 3명이 ‘언니’라고 부르지 않고 인사를 안한다는 이유로 한인 2세 여학생을 상대로 주먹을 휘둘러 학교측으로부터 정학을 당한 사례도 있었다.
한인 교육 관계자들에 따르면 갓 미국에 온 학생들과 2세 학생들 간의 충돌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훼어팩스 카운티 교육청의 경 듀갠씨는 “예전부터 두 그룹은 성장환경 차이, 언어장벽, 학업능력 차이 등 때문에 서로 이질감을 느끼고 깊이 사귀려 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훼어팩스 카운티나 몽고메리카운티내 고교에서는 해마다 한인 학생들이 증가하면서 본국태생의 한인학생과 미국태생 한인학생들간의 보이지 않는 갈등이 높아지고 있다.
교육전문가들은 이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관용과 이해라고 강조한다. .
훼어팩스 카운티 로빈슨 고교와 애난데일 고교의 한인 학부모 담당관(parent liaison)인 김은숙씨는 “학생들간 노력도 중요하지만 학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서로 다른 것에의 이해, 서로 돕고 인정하는 열린 자세, 대화를 통해 이해하려는 참을성 있는 자세를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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