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집요한 추적을 2년 넘게 따돌려온 9ㆍ11 테러의 실질 주범 오사마 빈 라덴의 위치가 드러나 ‘생포는 시간문제’라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의 타블로이드판 신문 선데이 익스프레스는 22일 “빈 라덴이 최대 50명의 열성적 경호원과 함께 파키스탄 북서쪽 산악지대에 은신해 있는 것을 미군 특수부대가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매우 가까운 측근의 말을 인용, 이같이 보도한데 이어 “빈 라덴은 (진로가 막힌 채) 갇혀있다”, “미군 헬기가 그의 생포를 위해 부시 대통령의 명령을 기다리는 중”이라는 얘기도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빈 라덴의 새 은신처는 파키스탄 퀘타시의 북쪽 토바카카르 산악지대. 빈 라덴이 아프가니스탄을 떠나 친미 성향의 파키스탄을 택한 것도 흥미롭다. 미국은 빈 라덴이 한달 전쯤 아프가니스탄 산악지대 토라보라에서 240㎞ 정도를 남하, 토바카카르의 카노자이 마을 근처에 잠입했음을 인공위성을 통해 확인했다고 한다. 빈 라덴의 활동반경은 약 16㎞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빈 라덴의 은신처를 포착한 것은 2001년 12월 중순 이후 2년 2개월 만에 처음이다. 미국은 파키스탄 정부가 지난 달 초 헬리콥터를 동원, 산악지대에 대한 대규모 수색을 벌일 때 단서를 얻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빈 라덴의 체포작전에 대해선 그 동안 여러 보도가 나왔으나 이번에 보인 미국의 반응은 이전과 달리 자신만만하다. 아프간 주둔 미군 데이비드 바르노 중장은 17일 “올해 안에 빈 라덴이 생포될 것”이라고 호언 했으며, 이틀 뒤 리처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은 “그를 생포하기 위해 집중적 작전을 수행 중”이라고 무게를 실었다. 부시 대통령도 22일 주례 라디오연설에서 “알 카에다 토벌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부시 대통령이 빈 라덴의 포위망을 좁혀 놓은 상태에서 가장 정치적 효과가 큰 생포 시점을 놓고 계산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AFP통신은 빈 라덴이 체포될 경우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후보에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부시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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