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알렉스는 전직 공산당원인 엄마가 쇼크사 할까 두려워 아파트까지 개조했다.
공산당원 엄마 쇼크사 두려워
두남매 헌신적인 ‘동독 연출’
박정희 시대를 그리워하는 한국 사람이 있듯 호네거의 동독 독재정권 시대를 그리워하는 사람도 있다. 이 영화는 ‘앙시앙 레짐’을 동경하는 사람들에 대한 정치풍자 영화인데 정치적이면서도 가족사랑의 아름다움을 내세운 부드럽고 정감 가는 코미디 드라마이다. 커다란 정치적 격동을 배경으로 가족사랑이라는 보편적 이야기를 지극한 연민의 정과 생생한 역사적 사실을 동원해 이야기한 따뜻하고 상냥한 독일 영화로 독일 및 유럽서 빅히트 했다.
10년 전 의사 남편이 서독으로 달아난 뒤 열렬한 공산당원이 된 크리스티아네(카트린 자스)는 두 남매 알렉스(다니엘 브륄)와 아리아네(마리아 지몬)를 혼자 키워왔다. 그런데 1989년 10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직전 크리스티아네가 심장마비를 일으키면서 혼수상태에 빠진다.
크리스티아네는 그 후 8개월 뒤 의식을 되찾는데 문제는 충격을 받으면 죽기 쉽다는 것. 엄마를 극진히 사랑하는 알렉스는 엄마가 독일 통일 사실을 알면 쇼크사할 것이 두려워 아파트 개조에 들어간다. 엄마방 벽에 레닌과 호네커의 초상화를 걸고 TV 뉴스는 친구 데니스의 도움을 받아 VCR에 연결, 구닥다리 녹화 뉴스를 내보낸다.
그리고 동네 아이들을 돈주고 고용, 엄마를 위해 공산당가를 부르게 하고 엄마의 옛 공산당친구들을 초대하는가 하면 엄마가 좋아하는 상표의 오이지를 마련하려고 쓰레기통을 뒤진다. 알렉스의 이런 타임캡슐 작전 덕분에 크리스티아네는 사회주의의 은총 속에 만족한 침대생활을 한다. 그러나 속이는 것에도 한계가 있는 법. 크리스티아네는 방 밖 건물 벽에 내어 걸린 대형 코카콜라 광고와 레닌 동상이 헬기로 이동되는 것을 목격하고 알렉스에게 사연을 묻지만 알렉스는 그때마다 기지로 엄마를 속인다.
넌센스 코미디가 될 수도 있는 내용을 감독은 차분한 솜씨로 유머와 비감을 잘 섞어가며 매우 재미있고 우스운 영화로 승화시켰다. 친밀한 개인적 순간들과 폭 넓은 사회적 움직임을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같은 솜씨로 잘 포착했다. 속도감도 좋고 카트린 자스와 다니엘 브륄의 연기가 훌륭하다.
볼프강 베커 감독. R. Sony Pictures Classics. 선셋 5(323-848-3500), 타운센터(818-981-9811), 플레이하우스 (626-844-6500), 사우스코스트 빌리지(800-FAN DNGO #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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