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수희 <워싱턴 여류수필가협회>
핀란드의 유명한 음악가 시벨리우스는 역경에 처했던 젊은 시절 핀란드의 독립을 위하여 ‘핀란디아’라는 유명한 교향곡을 작곡했다. 그 교향곡은 나라를 잃은 핀란드 국민들의 조국혼에 불을 붙여 독립에 기여했다. 그래서 핀란드 정부는 시벨리우스에게 제2, 제3의 ‘핀란디아’ 교향곡을 기대하며 안락한 생활을 보내도록 경치 좋은 산 속에 아름다운 집을 지어 주었다. 그러나 안락한 환경이었지만 제2, 제3의 ‘핀란디아’ 교향곡은 끝내 나오지 못했다.
이 일화는 꼭 좋은 환경에서만이 뛰어난 곡, 훌륭한 작품이 만들어지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인생의 역경은 도전의 약속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은 고난과 역경, 절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역경이 행복의 강도도 높여주고, 때로는 조미료 역할을 할 때도 있다. 또한 역경과 고난의 삶이 견디기 어려울 때도 많으나 시간이 지나면 인생의 약이 되어, 자신을 되돌아볼 기회가 되기도 한다.
때로는 인간이기에 주어진 환경의 굴레에 스스로 얽매인 때가 얼마나 많았는가 생각해본다. 봄 가을 보다 추운 겨울에 자란 나무의 나이테가 튼튼하다고 한다. 왜냐면 나이테의 힘으로 지탱하고 쓰임 받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역경 속에서도 자신만의 고유한 삶의 가치를 찾으면 행복한 삶이 아닌가?
어차피 인간에게는 주어진 공간과 시간은 제한되어 있으며 이 같은 운명을 안다면 삶의 소중함을 더욱 자각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주어진 숙명의 삶을 믿음 속에서 예술처럼 살아간다면, 우리 인생은 한층 더 성숙하고 보람될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의지를 갖고 목표를 향해 곧장 달리기보다는 산골짜기 물처럼 여유를 갖고 구불구불 돌아서며, 삶의 기쁨은 순간 순간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자연에서 빛과 어둠이 항상 존재하듯이 역경과 순경도 항상 존재한다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도 중요하다. 그래서 매일 아침 새로이 태어나는 기분으로 살고 매일저녁 인생을 마감하는 기분으로 잠자리에 들라는 말이 있다.
이따금 나는 미국에 정착하지 않고 모국에 살고 있었다면 평범한 전업주부로 안락한 삶 속에서 글을 쓰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겪는 이민생활의 고달픔과 역경이 나에게 글을 쓸 수 있게 해주었다. 또한 글쓰기는 나의 삶이 되었고, 글 속에서 성찰의 기회도 얻고 인생 가운데 감사와 사랑 등의 소중함을 확인하는 기회도 되었다. 그래서 나는 다음과 같은 성경 구절을 늘 묵상한다.
‘나는 고난을 늘 성숙의 기회로 생각하는가?’(이사야서 48장 10절).
shpyu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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