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레스토랑 대부분 성인용 용량만 줄여
제공업소 대표메뉴 ‘햄버거-치즈버거’최다 건강과는 거리멀어
요즘 식당마다 ‘로 카브’(저 탄수화물 다이어트식품), ‘저 지방’ 등 건강메뉴가 넘친다. 특히 미국식당들은 건강식 붐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사각지대가 있다. 바로 ‘어린이 건강메뉴’다.
최근 연방 공익과학센터에서 미국의 대표적인 패밀리 레스토랑 20곳을 조사했다. 전국적인 체인망을 갖춘 인기식당들만 뽑았다. 주제는 하나. ‘어린이 메뉴’의 현황과 영양정보를 조사해 분석했다.
결과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20개의 체인 중 어린이용 메뉴를 개발해 제공하는 곳은 절반도 되지 않았다. 그나마 특화된 메뉴도 어른들이 주로 찾는 음식을 어린이용으로 크기만 줄여놓은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들 식당에서 어린이용으로 내놓는 대표 메뉴는 부모들이 그토록 걱정해 마지않는 ‘햄버거-치즈버거’였다. 닭튀김과 피자가 그 뒤를 이었다.
영양정보는 더 심각했다. 비만방지용 건강메뉴를 개발했다고 앞다퉈 선전하고 있지만 어린이 메뉴에는 ‘뚱보 성분’이 가득했다. 연방정부의 어린이 영양권장 기준은 하루 1,500칼로리-포화지방 17그램. 그러나 이들 식당에선 한끼 식사가 이 기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구체적으로 보자. 한인들에게도 인기 높은 식당 ‘데니스’의 치즈버거와 따라나오는 프렌치프라이는 760칼로리로 조사됐다. 포화지방은 무려 39그램이나 된다. 권장량의 두 배가 넘는다. 건강식이라고 내놓는 야채샐러드는 380칼로리에 지방 19그램이다.
‘애플비’의 치즈 샌드위치는 520칼로리에 14그램이었다. ‘아웃백 스테이크’에서 파는 인기 어린이 메뉴인 4분의1파운드짜리 ‘꼬마 치즈버거’는 470칼로리에 18그램의 지방으로 있을 건 고스란히 다 들어있다.
좋은 메뉴도 있었다. ‘올리브 가든’의 어린이용 토마토 스파게티는 420칼로리에 지방은 고작 2그램뿐이었다. 또 ‘크래커 배럴’의 치킨 안심 스테이크도 크기에 비해 160칼로리-1그램의 지방으로 어린이 메뉴에 걸맞는 성분을 맞추고 있었다.
결국 좀더 세련된 패밀리 레스토랑도 패스트푸드점과 다를 바가 없다는 얘기다. 막연히 ‘좀더 낫겠지’하며 믿고 찾아간 부모들만 애가 탈 수밖에 없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소아비만’의 부작용에서 내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서는 결국 부모들이 더욱 꼼꼼하게 따져보고 먹이는 게 최선인 것 같다.
<신복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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