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호 목사 <나눔선교회>
지난 17일 수요일 오전 11시 로즈힐스에서는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친구, 현 목사님의 이제 겨우 21세 된 큰딸 장례식이 시작되었다.
’하나님 아버지께서 주신 자녀를 하나님 아버지가 저 세상으로 데리고 가셨는데 뭐 그리 슬퍼할 일이냐’며, 오히려 나를 위로하는 현목사님. 가슴으로 비통한 눈물을 삼키며 천국에서 분명히 만날 수 있다는 소망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며 그저 묵묵히 아버지로, 목사로, 친구로 그의 아픔과 고통을 함께 나누고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슬픔도 나눔선교회에게는 사치였을까? 바로 그 시간에 선교회에는 시와 주 정부 건물허가 기관에서 형사와 경찰을 대동하고 나와 조사가 진행중이라고 했다. 또한 한영호 목사가 큰 죄를 짓고 숨어있냐는 문의전화가 줄을 잇고 있으며, 경찰에 연행되었다느니, 체포 영장이 떨어졌다는 등의 유언비어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더욱이 여러 한인 언론사들이 동시 출동하여 한인사회의 대단한 특종인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나눔선교회가 얼마나 유명하기에, 시와 주정부 기관이 직접 한인 언론들에 친절히 전화하여 그리도 빨리 출동시켰을까? 미루어 짐작하건대 분명 나눔선교회를 표적으로 한 고의적 사건이었음을 직감할 수 있었고 이것은 도저히 선교회를 이끌어 나가는 목사로서, 한인사회의 청소년 문제를 감당해온 봉사기관 디렉터로서, 감당하기 벅찬 사건이었다.
만일 나눔선교회의 운영진이 미국인이었다면, 건물, 코드를 체크하는 일에 수색영장도 없는 경찰과 형사들의 출동이 말이나 될법한 일인가? 어느 비즈니스와 가정집에 건물 단속이 경찰과 형사를 대동한단 말인가? 이는 한인 전체에 대한 모독이고, 무시라고 느껴졌다. 더욱이 나눔의 형제, 자매들을 협박하고 위협하며 선교회 내에서 범법행위가 있는지 강요된 대답을 유도하는 공권력 남용도 서슴지 않았다.
물론 원생들의 숫자에 비하여 환경이 열악하고 주거시설의 최소한의 코드를 맞추지 못했음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급증하는 청소년 문제와 나쁜 습관(마약, 갱, 폭력, 음주, 가정 폭행, 행동장애 등)은 벗어날 수 없는 이민사회의 병폐이며 누군가 이를 위하여 사명감으로 해야 할 일이고 필요를 절감하는 일이었다.
인원이 넘쳐서 더 이상 받지 못하겠다고 거절하는 선교회 마당에 무조건 아들과 딸을 내려놓고 등 돌리는 부모의 심정은 오죽하겠는가? 세상에 자녀를 삐뚤어지게 키우고 싶은 이들이 어디에 있겠는가? 병든 사회의 타락과 보이지 않는 폭력에 시달려 피해자가 된 그들을 어떻게 법규를 운운하며 쫓아낼 수 있었겠는가? 그들이 사회에 나간다면 자칫 범죄에 연루될 수 있으며, 더욱 더 나쁜 습관에 깊숙이 들어갈 수도 있고, 그 피해가 지금 우리의 자녀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여야만 하는 것이다.
더 많은 청소년들을 선도하지 못해 애쓰고 있는 가슴앓이에 차가운 찬물을 끼얹은 나눔선교회 사건은 자칫 모르는 이들에게는 이해 부족으로 엄청난 파장을 초래할 것 같은 우려감이 앞섰다.
이제 남은 것은 4월5일 나눔선교회가 잠정적 폐쇄를 할 수밖에 없는가? 아니면 우리 한인 사회의 사랑으로 다시 회생할 수 있는가? 하는 과제를 이제는 혼자가 아닌, 우리 자녀를 걱정하는 한인 사회 전체와 함께 나누어지고 싶다.
지금까지 힘들고 외로웠던 그리고 외면당했던 사역의 길을. 아마도 하나님께서 한인 사회 모두의 사명으로 감당케 하시기 위하여 이러한 시련이며, 곧 축복을 의미하는 기회를 허락하게 하셨다고 확신한다. 우리는 하나임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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