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에서 샤부샤부 점심식사를 하고 있는 전영재 문화원장. 음식문화는 맛도 중요하지만 분위기와 퍼포먼스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문화 홍보는 음식이 최고
33개국 돌며 엽기요리까지 시식
그릇·색·식당 건축모양등 특징 살려
맛·퍼포먼스로 한식도 국제화를
호주의 칼리지서 요리반 수강도
문화원 주최 음식축제 여는게 꿈
전영재 한국 문화원장은 직함을 ‘한국음식문화원장’으로 고쳐 불러야할 것 같다.
‘음식 이야기만 나오면 눈이 반짝반짝 빛나고, 음식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경험이 깜짝 놀랄 정도’라는 이야기를 소식통으로부터 듣긴 했지만 한국음식의 세계화에 대한 사명감 마저 활활 타오를 줄이야…
“음식은 아주 중요한 문화의 일부입니다. 음식만큼 문화홍보 효과가 큰 것이 없으니까요. 맛도 중요하지만 그릇, 색깔, 모양, 분위기, 심지어 식당의 건축 디자인도 모두 중요합니다. 할리웃 산 위의 일식당 야마시로를 보십시요. 건물과 정원까지 일본문화를 얼마나 잘 홍보하고 있는지 몰라요. 우리 한국음식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야 합니다. 깔끔하고 예쁘고 담백한 일본음식처럼 한국음식도 색과 형태와 분위기를 국제화시켜야 해요.”
그런 면에서 LA에서는 진상, 북창동순두부, 조선갈비와 같은 식당들이 외국인에게 우리의 음식문화를 가장 많이 홍보하고 있다고 칭찬한 전 원장은 “음식에도 퍼포먼스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데판야끼 식당에서 요리사들이 펼쳐보이는 묘기를 고객들이 즐기듯, 북창동 순두부에서 종업원이 금방 지은 밥을 떠주고 물을 부어 숭늉을 만들어주는 단순한 퍼포먼스가 고객을 끌어들인다는 것이다.
“이제는 중산층을 위한 음식보다 상류층 인사들이 먹는 최고급 한국음식을 개발해야한다”고 강조하는 전 원장은 LA에도 서울 필동의 ‘코리아하우스’처럼 멋진 기와집에 정자까지 갖춘 고급 한식당을 국고로 지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 원장은 올해 이곳에서 음식축제를 한번 벌여보려고 계획했는데 예산이 잘려서 무산된 것을 무척 아쉬워하고 있다.
재임기간중 꼭 한번 문화원 주최로 음식축제를 여는 것이 꿈이라면 꿈. 이를 연례화하여 음식도 소개하고 그에 관한 학술세미나도 열면서 매년 행사를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는 희망을 표시했다.
“”LA는 복 받은 도시입니다. 140여개국의 음식을 다 맛볼 수 있는 곳이니까요. 그런 만큼 LA의 한국요리는 이곳서 식당하는 사람들이 책임져야 해요. 수많은 종류의 음식을 섭렵할 기회가 있으니 새로운 컨셉을 수용하고 응용해서 큰 음식으로 개발하려는 노력을 해야지요. 그래서 한국사람들이 일식당 하듯, 외국사람들이 한식당을 할 수 있는 날이 와야 합니다.”
해외출장을 자주 다녀 지금까지 33개국을 방문했다는 그는 ‘가방모찌’ 시절에는 고생도 많이 했지만 덕분에 남들 못 가보는 곳 가보고, 못 먹어보는 좋은 음식 많이 먹어보았다고 말한다.
가본 곳 중에서 가장 좋았던 곳은 중국, 가장 인상에 남는 음식도 중국음식이라는 전 원장은 상해, 곤명, 시안, 할빈 등지에서 진귀한 음식들을 많이 맛보았다. 코끼리 코, 낙타 혹, 상어 입술, 오리발, 오리 혀 등 엽기음식들, 사실 맛은 별로 였다고 한다.
“세계 각국 음식을 두루 다 좋아하는 편인데 나이 들면서는 서양음식보다 동양음식이 더 좋아지네요. 한식은 당연하고 일본, 중국, 태국, 베트남 음식에 더 입맛이 당깁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음식은 국수와 냉면 종류. 특히 물냉면을 좋아하는데 이곳 LA에서는 ‘제대로 하는 집’을 아직 찾지 못했다고.
호주 캔버라의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일본음식 클래스를 수강한 적도 있을 만큼 음식에 대한 애정과 호기심이 대단한 전영재 원장은 20년전 인디애너 대학원에서 2년간 공부할 때는 ‘인생 80년을 800년처럼 사는 법’이란 재미있는 클래스를 수강하기도 했단다.
“인생의 길이는 삶의 의미에 달려있는 것 아닙니까? 성내고 화내며 재미없게 살면 80년을 8년처럼 사는 것이고, 감사하고 돕고 즐겁게 살면 800년처럼 사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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