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 올림픽, 안전개최 최우선
마드리드 열차 폭파로 긴장 고조
8억여달러·10만 투입…미국도 지원
지난 달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에서 발생, 수많은 인명 피해를 낸 열차 테러가 있기 전까지 그리스에서는 관청을 출입할 때 셀폰이나 우산을 휴대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금속 탐지기가 설치돼 있었지만 검색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 자신들이 테러 목표가 아니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마드리드 열차 테러가 오는 8월 개막되는 아테네 올림픽을 노리는 테러 예비 훈련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팽배하고 있다.
그리스의 일간지 토비마는 최근 “불행하게도 우리는 과거와 전혀 생소한 현실을 살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다.
8억5,000만달러의 예산과 10만의 인원을 투입, 최첨단 올림픽 보안 계획을 짜고 있는 당국자들은 테러리스트들의 열차 테러는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시인한다.
올림픽 보안 관계자들은 아테네의 지하철과 경철도 시스템이 테러에 취약한 부분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당국의 대책은 정사복 경찰 및 경비원을 지하철 시스템에 투입하는 것이다. 지하철역에 방독면을 비치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당국은 이미 열차에 폭발물 탐지기를 설치하고 있다.
그리스 당국의 최우선 현안은 올림픽의 안전 개최다.
그리스는 처음으로 나토(북대서양 조약기구)에 지원을 요청했다. 대회 기간에 아테네의 하늘은 비행선 헬리콥터 조기경보기가 안전을 책임지게 된다.
그리스에 보안 문제 자문을 제공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을 비롯, 7개국이다.
아테네 중심부 거리에는 10미터마다 경찰관이 배치될 예정이다. 고성능 금속탐지기는 주머니칼도 적발할 수 있다.
또한 아테네 올림픽 당국은 3억5,000만달러를 투입, 105개의 일선 보안 시설을 연결하는 하이테크 중추 시스템을 건설하고 있다. 이 일선 보안 시설은 물체의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는 펜스는 물론 교통 소통 상황에서부터 공기의 흐름까지 감지, 분석할 수 있는 1,400대의 카메라를 갖추게 된다.
‘에코로케이션’이라는 장비는 항구에 접근하는 자폭 수영자를 탐지할 수 있다. 또 미국 에너지부는 화학 생물 및 핵 폭발물을 탐지할 수 있는 장비 1,800만달러어치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같은 광범하고 입체적인 보안 대책에도 불구하고 테러의 위협은 여전히 존재한다.
아테네는 지형적으로 모든 물품을 선편으로 공급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항구가 파괴되면 도시 기능이 마비될 수도 있다. 또 아테네는 지정학적으로 매우 민감한 곳에 자리잡고 있다.
페루 올림픽 위원회 카를로스 파스 솔단 위원장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테러의 목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엄연한 사실은 아테네가 아랍국가들과 인접해 있다는 것이다”
그리스에 살고 있는 1만명에 가까운 체첸인들도 잠재적인 위험 요소다. 조국이 러시아와 지금도 충돌하고 있는 상황에서 체첸인들이 과거 뮌헨 올림픽에서와 같은 인질사태를 벌이지 않을까 테러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테러 연구 센터의 월터 퍼디는 “체첸 사람들은 항상 러시아 타겟을 물색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아테네 올림픽 보안 설계를 맡고 있는 샌디에고 소재 시큐리티스 어플리케이션스 인터내셔널의 프로젝트 매니저 데이브 텁스는 이렇게 말한다.
“호텔, 교회에서부터 맥도널드 혹은 스타벅스에 이르기까지 경비가 취약한 이른바 ‘소프트 타겟’은 사방에 있다. 모든 것이 테러의 표적이 될 수 있는 얘기다”
올림픽 개최 당국은 거대한 경비 계획이 테러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기를 원하고 있다.
최근 아테네와 인근 지역에서는 암호명 ‘허큘리스 방패 2004’라는 극비 훈련이 실시됐다. 미군 400명도 참가한 이 훈련은 모의 인질 사태를 비롯, 화학무기 공격, 마드리드에서와 같은 대중 교통수단에 대한 테러 공격 시나리오도 점검했다.
아테네에 주재하고 있는 한 고위 서방 외교관은 “아직 올림픽에 대한 구체적인 테러 경고는 접수되지 않았다. 하지만 테러집단들의 수상한 교신은 포착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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