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 부상, 돌아온 이상호 상병 가족
“아들이 이라크로 떠난 후 집사람은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일 새벽 3시에 일어나 정화수 떠놓고 아들의 무사귀환을 빌었습니다”
지난 1일 이라크 현지에서 게릴라의 로켓포 공격을 받고 부상을 당한 이상호 상병(22)의 아버지 이은영씨(53)는 아들이 목숨을 구한 것이 부인 이순례씨(50)의 새벽 치성 덕분이라고 믿고 있다. 이상병은 98년 3월6일 고교 2학년 때 부모를 따라 이민 왔다. 2000년 6월 하시엔다하이츠의 윌슨 고교를 졸업했지만 한국에서 사업에 실패, 무일푼으로 미국에 온 아버지가 페인트 하청 일을 하면서 어렵게 살고 있던 형편이었기에 학비를 벌어 대학을 가겠다는 생각에서 미군에 입대했다.
캔사스주 포트 라일리의 제1보병사단 16연대 제1기갑대대에 배속된 이 상병은 지난해 8월 이라크에 첫 파병된 뒤 11월에 무사히 귀국했다. 그러나 12월말의 만기제대를 기다리고 있던 그에게 1년 근무연장과 함께 이라크 재파견 명령이 내려졌다. 점점 악화되고 있는 이라크 현지 사정상 다시 이라크에 갔다가는 무사귀환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던 이상병이었지만 한번 내려진 명령은 피할 수가 없어 올 1월6일 이라크로 떠나야 했다.
바그다드 인근의 이 상병 부대는 로켓포 공격을 받았다. 9명의 미군이 사망하고 20여명이 팔다리를 절단 당하는 등 중경상을 입었는데 이 상병은 다행히도 목에 3인치, 허벅지에 5인치의 파편이 박히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부상에 그쳤다. 이 상병은 바그다드로 후송돼 1차 수술을 받고 이틀 뒤 독일로 후송돼 2차 수술을 받은 뒤 지난 8일 워싱턴을 거쳐 본대가 있는 텍사스 포트 라일리로 돌아왔다. 이번 주말께 집 근처 LA의 육군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받게 된다.
집에서는 이 상병의 부상소식을 이틀이 지난 3일에야 접했다. 바그다드 병원에서 1차 수술을 받은 이 상병이 3일 오전 7시께 전화를 해왔는데 부모가 걱정할까봐 부상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아버지 이은영씨는 가정형편을 생각해 대학 진학 대신 군입대의 길을 택한 아들을 말리지 못했던 일이 후회되지만 크지 않은 부상만으로 돌아와 준 아들이 고맙다. 무사히 군복무를 마친 뒤 건축분야를 공부, 주류사회에 파고들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아들 이 상병에 대한 이씨의 바람이다.
<박덕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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