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여성들이 미국에 밀입국돼 뉴욕 유흥업소에 인신매매되는 범죄가 미 연방당국과 뉴 욕시경의 집중 단속 표적이 되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지난달 한국인 여성들을 미국에 불법 입국시켜 플러싱 한인 룸살롱 손님들을 상대로 매춘을 강요한 혐의로 플러싱 룸살롱을 운영하는 한인 업주 부부를 체포한데 이어 뉴욕시경은 21일 오후 10시50분 플러싱 B 룸살롱 업주 J모(46)씨를 매춘 알선 및 종용 혐의로 검거했다.

플러싱 관할 109 경찰서 ‘컨디션스 팀’(Sgt. Pat Beneventi, P.O.s Brian McCloskey, Jerry Svoronos, Dennis Kim)은 J씨가 한국에서 밀입국돼 2001년 10월∼2004년 2월 B룸살롱에서 종업원으로 일한 A모(24)씨에게 밀입국 알선비용을 포함한 3만6,000여 달러의 빚을 독촉하며 손님들을 상대로 ‘2차’를 강요했고 또 다른 종업원 B모(26)씨에게도 같은 행위를 강요했다는 신고를 받고 이날 업소를 급습, J씨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이 사건은 지난달 19일 FBI가 R 룸살롱 업주 K모씨 부부를 ‘노예적 복종 노동’(Peonage) 혐의로 검거하고 이들 부부와 공모한 혐의로 ‘연방 세관·국경보호국’(CBP) 심사관 니심 유슈 바에브를 체포한데 이어 불과 1달만에 발생한 것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R 룸살롱 업주 부부 체포 사건은 지난해 9월 뉴욕시경이 업소 여종업원으로부터 신고를 접수한 뒤 검거에 이어 연방당국의 수사 및 체포로 이어진 바 있어 이번 B 룸살롱 사건 역시 FBI 또는 ICE의 관심을 불러 모으지 않을까 주목되고 있다

실제로 ‘컨디션스 팀’은 B 룸살롱 사건을 FBI측에 이미 통보한 바 있다. 이번 사건으로 체포된 J씨는 지난해 8월 한인 8명과 함께 캐나다에서 미국에 밀입국하다 체포된 후 이민당국으로 신병이 인도됐고 당시 사건으로 밀입국 알선업자 정재균, 박상봉씨 등 2명이 올해 2월 연방몬타나주지법에서 1년1일 실형선고 및 실형복역후 추방을 명령받은 바 있다. 이같은 배경에 따라 FBI와 ICE는 이미 J씨에 대한 기초 자료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방 당국의 이 같은 관심은 뉴욕, 뉴저지, 펜실베니아, 버지니아, 조지아, 테네시, 루이지아나, 아틀란타,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잇달아 적발되고 있는 한인 매춘업소들과 캐나다와 멕시코 국경에서 검거되고 있는 한인 밀입국 사건들에 따른 한·미 국제 밀입국 및 인신매매 범죄 조직에 대한 첩보에 따른 것이다.

특히 지난해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인신매매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뒤 FBI, ICE, CBP 등이 ‘우선단속범죄’로 분류, 집중단속을 실시하고 있는 것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FBI는 지난달 10일 뉴욕 한인 콜택시 기사 전모(54)씨와 박모(56)씨가 국제 밀 입국 조직의 알선으로 뉴욕, 버지니아, 아틀란타 등 미국내 유흥업소에 넘겨질 목적으로 캐나다를 경유, 뉴욕 북부지역 국경을 넘은 한국인 여성 8명을 차량에 태워 뉴욕으로 운송하려다 검거된 사건을 계기로 한인 국제인신매매 조직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FBI 아시안조직범죄수사반 콘래드 모티카 반장은 지난달 23일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 에서 인신매매와 같은 ‘반인류적 범죄’가 한인사회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전쟁을 선포한 바 있다.

<신용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