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마켓들 쿠폰 정책 오락가락 소비자 혼란
마켓들 “사용 안했으면… 이용자 적어 보상청구 우편료 더 들어”
지난 주말 한 한인타운 마켓에 장을 보러 나섰던 주부 S씨는 계산대에서 쿠폰을 꺼내 할인을 요구했다. 그러자 캐시어는 “한인 마켓에서 쿠폰을 쓰는 소비자는 처음 본다”며 어찌 할 바를 몰라 허둥댔다.
실랑이를 버린 끝에 S씨는 결국 물건값 50센트를 돌려 받기는 했지만 마음이 편치는 않았다. S씨는 “제조업체가 발행한 할인 쿠폰인데 왜 마켓에서 할인을 망설이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럼 한인 마켓의 쿠폰 정책은 무엇일까. 마켓들은 대개 “어쩔 수 없이 쿠폰을 받기는 하지만 소비자가 쓰지 말아줬으면” 하는 심정이다.
한 대형마켓 매니저는 “소비자가 오려온 쿠폰을 굳이 사용하길 원한다면 받기는 한다”며 “그러나 소비자에게 사용하지 말아달라고 먼저 부탁해보고 소비자가 양해하면 쿠폰을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매니저에 따르면 한인 마켓에는 쿠폰이 많이 쌓이지 않기 때문에 푼돈을 돌려 받기 위해 제조업체에 보내는 우편료가 더 많이 든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게 현실이라는 설명이다.
코리아타운플라자 케빈 박 매니저는 “받을 수 있는 쿠폰은 다 받겠다는 게 마켓의 기본 방침이다”며 “그러나 물품을 제조업체에서 직접 납품 받는 게 아니라 유나이티드 웨스턴 그로서리(UWG)를 통해 받기 때문에 UWG가 바코드를 발행하지 않은 물품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이 쿠폰을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박 매니저가 쿠폰을 받을 수 없다고 밝힌 또 다른 상황은 얼마 남지 않은 쿠폰 사용 기한이다. 사용 기한은 소비자가 쿠폰을 쓸 수 있는 마지막 순간이 아니라, 마켓이 이를 모두 모아 제조업체에 상환을 요청하는 시한이라는 게 박 매니저의 설명이다.
갤러리아마켓은 더블 쿠폰만을 빼고는 판매하고 있는 모든 물건에 쿠폰을 허용하고 있다. 안시영 매니저는 “같은 물건에 대해 서로 다른 쿠폰을 한꺼번에 사용하는 것만 제외하고는 쿠폰을 쓰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며 “요즘에는 한국 쌀 등에도 쿠폰이 많이 발행되고 있어 한인 마켓에서도 쿠폰 사용이 부쩍 늘었다”고 밝혔다.
‘한인 마켓은 쿠폰을 받지 않는다’고 지레 짐작하는 소비자들이 많아 마켓들이 이를 홍보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가주마켓 김태진 매니저는 “미국 마켓에 비하면 제조업체로부터 쿠폰을 보상받는 시스템이 한인 마켓에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점도 있다”며 “한인 소비자들이 쿠폰을 제대로 활용하겠다면 받아주지 않을 마켓은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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