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즈 자마이카 민주당 출신 알렌 제닝스 주니어(38) 뉴욕시의원이 한때 자신의 사무실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던 한국인 여성과 지난달 결혼식을 올린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제닝스 의원의 결혼이 무려 한 달 이상 한인사회와 주류사회에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제닝스 의원 사무실과 뉴욕시의회 소속 몇몇 직원들이 성희롱 피해를 주장하며 지난해 제닝스 의원을 의회에 고발, 의회와 시 감찰국이 조사하고 있는 것과 관련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이 문제로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자 제닝스 의원이 사무실 직원들은 물론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에게도 결혼 사실을 비밀에 부쳐달라고 부탁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제닝스 의원 사무실 직원들은 25, 26일 본보의 취재 요청에 이 이슈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말라는 구체적인 지시가 있었다고 밝혔으며 지난달 결혼식에 참석한 몇몇 한인들도 제닝스 의원의 요청에 따라 아무 것도 확인해 줄 수 없음을 양해해 달라고 모든 질문에 답변을 회피했다.

그러나 본보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제닝스 의원은 지난달 10일 오전 11시 브루클린 소재 미국 교회에서 이모(34)씨와 결혼식을 올리고 퀸즈 라과디아 공항 인근 ‘더 월드 페어 마리나’ 식당에서 신부측 가족 및 제닝스 측근 하객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피로연을 가졌다.

유학생 출신인 이씨는 제닝스 의원과 친분이 두터운 뉴저지주 ‘시튼 홀 대학’(Seton Hall University) 아시안센터 한인 간부의 제자로 지난해 이 간부의 소개로 제닝스 의원과 만난 뒤 결혼으로까지 이어졌다.

이씨는 지난해 재선을 앞둔 제닝스 의원 사무실에서 인턴으로 일했으며 제닝스 의원이 뉴욕시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재정보고서 기록에 따르면 제닝스 의원 사무실 직원으로 있을 당시인 2003년 6월4일과 7월3일 각각 2차례에 걸쳐 제닝스 의원의 재선을 위해 선거자금을 기부하기도 했다.

결혼식에 참석했던 한 한인 하객은 결혼은 모든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야 함에도 이를 쉬쉬해야 하는 이들 신혼부부가 안스럽기도 하다며 특히 한인사회를 전폭 지지하고 있는 제닝스 의원이 이처럼 축하해야할 소식을 한인들과 함께 나누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역시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한인은 제닝스 의원이 첫 부인인 대만계 여성과 별거중인 상태에서 자신과 사귀던 중국인 여자친구에 대한 애정을 중국계 일간지 광고를 통해 밝혀 물의를 빚기도 했고 부동산세 인상을 추진한 민주당의 정책에 맞서는 바람에 민주당의 ‘괘씸죄’에 걸려 지난번 시의회 선거 당시 후보 공천을 받지 못하는 등 당과 의회에 많은 적이 있어 결혼식을 측근들 외에는 알리지 않으려는 의도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며 한인사회에는 그 어느 시의원보다도 호의적인 의원이기에 그가 어려울 때일수록 더욱 많은 한인들의 지지를 필요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제닝스 의원은 한인사회 치안, 청소년, 가정, 노인 문제 등에 재정 등 실질적인 차원에서 지원해 오고 있으며 이라크전 참전 미군들의 무사 귀환을 바라며 본보와 ‘한미민주연합회’가 전개한 옐로 리본 캠페인을 시의원으로서 가장 먼저 공식 지지하고 나서기도 했다.

한편 제닝스 의원은 26일 오후 본보에 전화를 걸어와 나는 소문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사적인 일은 그 어느 것도 확인 또는 부인하지 않는다며 최근 결혼에 대한 인터뷰를 거부했다.


<신용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