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작품이 많았다. 이번에 입선되지 않은 글들 중에 아까운 작품이 많아 아래에 드리는 말씀을 염두에 두고 내년에 재 응모하시기를 기대한다.
그동안 통상 수기의 시작이 어느 해, 그 날, 몇 시에, 샌프란시스코 혹은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하면서부터라는, 누구나 체험한 사실을 기록한 연대기로 이민 사건을 다루어 왔는데 이제는 그런 경향에서 벗어나고 있다. 또한 이민생활수기는 생활고의 극복에만 초점을 두어 왔지만 이제는 이곳의 새로운 환경과 인종을 달리하는 낯선 사람들과의 인간 관계에서 드러나는 새로운 그리고 기대하지 아니했던 생활모습과 그 버릇을 관찰한 글이다. 그런 생활을 적응하며 심적 변화에 따른 자기 성찰과 그 과정을 일상생활에서 얻어낸 결실이다. 앞날의 희망을 다듬어 가는 마음가짐이라고 볼 수 있다.
이민 생활을 하면서 우리는 마음 깊숙이 잠재해 있는 몇 가지 물음에 답을 해가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 질문이란, 내가 태평양을 건너지 않고 낯익힌 이들과 생활하고 있다면 나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리고 그동안 변화한 그곳의 생활과 그이들은 어떠했을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금 이곳에 생활하는 나는, 우리는, 조국은, 통일은, 어떤 모습으로 보여지고있는지의 물음을 가지고 글을 쓰고 있다. 이번 생활수기 당선작들은 그런 질문에 응답하고 있는 이민생활기록이다. 이런 시도들이 해를 거듭할수록 수기가 문학적 작품으로 승화되어 가는 결과로 보여진다.
특히 당선작 <감추어진 축복. 엄영옥>은 전반부분일수 있는 독자가 예상 가능한 부문을 생략하고 중반 부분부터 도입한 점이 돋보였다. 고통을 극복 승화시킨 마지막 대목은 감동적이다. 가작 <저녁노을. 정신자>은 당선작으로 망설여지던 작품이다. 미국인들에서는 평범한 일상사였겠지만 이민 온 이들에게는 특별한 체험이다. 생활수기라고 하면 크게 성공한 기록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지만 한 소시민의 타국생활 체험을 진솔하게 기록한 좋은 작품이었다. 가작 <지난 15년의 세월. 유선희>도 어렵고 힘든 생활을 열심히 이겨내며 긍정적이고 성실히 적응해 가는 과정이 돋보인다.
샌프란시스코 한국일보가 생활수기를 해마다 공모하는 가장 큰 보람은 이곳 동포들이 수기를 통하여 우리들의 체험을 함께 하는데 있다.
최금산 이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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