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춘기/골동품 복원가
유엔 본부 앞마당에는 100여개의 회원국 깃발들이 하늘 드높이 나부끼고 있다. 그 가운데 태극기와 인공기가 있다. 노태우 정권이 내세웠던 으뜸가는 치적 가운데 하나가 바로 남북한 동시 유엔 가입이다. 그런데 유엔 정회원으로서의 황금 같은 남북 투표를 단 한번도 통일을 위해 공동으로 발의하고 투표한 일이 없다. 단일민족으로는 슬픈 일이요, 타 회원국이 볼 때는 한심한 희극이다.
유엔 본부를 지척에 두고 태극기와 인공기를 시도 때도 없이 바라봐야 하는 동포의 가슴은 미어진다. 6.25가 다가오고 있다. 6.25를 상기하고, 6.25를 증오하라고 절규하며 살아온 지 54년! 이제 6.25를 부끄러워하고 반성할 때가 되지 않았나 나는 생각한다. 특히 통일 독일과 통일 월남 앞에서 말이다.
한국전 이후 대한민국에는 군사문화 그늘에 가려 전쟁문학은 숨을 죽이고 있었다. 대하소설 ‘태백산맥’(조정래 작)은 가히 전쟁문화를 이 땅에 일깨운 선구자적 작품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 대가로 작가 조정래는 10년 동안 반공법과 법정투쟁을 겪어야만 했다. 6.25전쟁은 조국 통일의 최대의 걸림돌이다. 이 를 제거하는 길은 오직 군사문화를 대중적 전쟁문화로 승화시켜 통일 전쟁문화로 발전시켜 나가는 길뿐이다. 벌써 이런 전쟁문화 운동의 물꼬는 트이고 있다.
영화 ‘실미도’가 그렇고 ‘태극기 휘날리며’가 그렇다. 그리고 많은 전쟁문학 작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런 일련의 시대적 사태를 이름하여 6.25세대가 감당하기에는 정신적 부담이 크리라고 본다. 나도 6.25세대에 속하기 때문에 알고 있다. 그러나 6.25세대라는 이유만으로 우리는 민족분단이라는 역사적 책임으로부터 자유스럽지 못하다. 그렇기 때문에 38선을 국경선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오늘 조국의 역사적 주역 386세대는 역사 유산으로서 민족분단을 결단코 거부하고 있다. 그들은 스스로를 통일세대라고 자부하고 있다. 이것은 수구는 보수로, 보수는 진보로 줄기차게 발전해 나간다는 역사의 필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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