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옷을 입은 고혹적인 조우유(공리)가 도자기 앞에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시처럼 그린 비련의 3각관계
꿈속에서 슬로 월츠를 추는 것처럼 나른하도록 로맨틱한 동경과 욕망과 버림받음에 관한 시적 명상이다. 이룰 수 없는 슬픈 사랑의 삼각관계를 매우 섬세하고 아름답게 이야기하고 있는데 특히 총천연색이 눈부신 촬영이 육감적이다.
내용도 마치 꿈을 꾸듯이 시공을 초월해 과거와 현재가 뒤섞이면서 여러 개의 이야기가 중복되어 서술된다. 보이스-오버(해설)로 진행돼 더욱 그리운 마음이 가득하다.
배우들도 보기 좋고 연기도 좋은데 안타까운 것은 감독 순주가 너무 자아에 도취돼 무드에 편중한 대신 내용과 구성이 탄탄치 못한 점. 그러나 이 영화가 한 장의 꿈이라고 생각한다면(보고 나서도 과연 어느 것이 사실이고 어느 것이 환상인지 애매모호하다) 그런 결점도 용서받을 수 있겠다.
아름답고 독립적이며 정열적인 조우유(공 리가 눈 시리게 아름답다)는 중국 북서지방 한 도시의 도자기 공장에서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는 미술가. 조우의 애인은 그녀를 호수에 비유해 시를 쓴 수줍고 내향적인 한 작은 마을의 사서이자 시인인 첸 칭(토니 륭 카 파이). 조우는 매주 2회 기차를 타고 몇 시간 떨어진 님을 찾아가 뜨거운 사랑을 나눈다. 그런데 과연 조우는 무엇을 찾아 기차를 타는가. 사랑인가 자아인가.)
어느 날 기차 안에서 젊고 토속적인 수의사 장지앙(순 홍레이)이 조우가 첸에게 주려고 만든 도자기 꽃병을 사자며 접근한다. 이 제의에 꽃병을 바닥에 내동댕이치는 조우.
꽃병이 산산이 깨어지면서 조우와 첸의 과거가 회상된다. 첸은 조우와의 미래를 확신 못하는 회의론자인데 조우의 뜨거운 가슴과 정성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두고 티벳으로 교직을 맡아 떠나버린다.
첸이 떠났는데도 그의 숙소인 책창고를 매주 2회씩 방문하는 조우. 이런 조우를 참으며 성심껏 돌보면서 기다리는 장에게 조우는 마침내 몸과 마음을 허락한다. 그러나 조우의 가슴을 떠나지 않는 첸.
이어 얘기는 티벳으로 옮겨지면서 젊고 아름다운 시우(공리)가 첸이 쓴 시집 ‘조우유의 기차’를 읽고 첸을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시우는 조우의 정체를 캐묻는다. 그런데 과연 시우와 조우는 한 사람일까.
PG-13. Sony Pictures Classics. 뮤직홀(310-274-6889), 플레이하우스7(626-844-6500), 어바인 타운센터6(800-FANDANG #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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