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토이치(백금발)가 긴조의 졸개들을 상대로 혈전을 벌이고 있다.
‘백금발’사무라이-힙합 탭댄스 이채
지팡이 속에서 긴칼을 빼내 전광석화처럼 휘두르며 정확히 적을 베어버리는 맹인 안마사요 검객이자 주사위 도박꾼인 자토이치의 얘기는 1960년대부터 무려 20여편의 영화로 만들어졌다(작고한 곰처럼 생긴 신타로 카추가 주연한 ‘자토이치’ 시리즈는 Home Vision Entertainment에 의해 DVD로 나왔다). 일본 영화팬들의 신화적 존재가 되다시피 한 이 수수께끼의 반영웅 자토이치가 칼을 한번 휘두르면 적들은 추풍낙엽처럼 쓰러지고 했다.
이 영화는 일본의 만능재주꾼 타케시 키타노의 첫 시대극으로 지난해 베니스 영화제서 그에게 감독상을 안겨주었다. 키타노가 각본도 쓰고 주연까지 했는데 자토이치 얘기의 중심 플롯은 지키면서도 내용과 스타일을 자기 마음껏 장난하듯 뒤틀어 놓았다.
이 영화가 과거의 영화와 다른 점 중 눈에 띄는 것은 자토이치의 헤어스타일. 키타노가 백금발을 해 이색적이다. 그리고 지팡이 색깔도 핏빛 붉은 색. 영화에서 혁신적인 것은 19세기 사무라이 영화에 현대적인 리듬을 갖춘 음악을 사용한 것. 마지막에 키모노를 입고 게다와 짚신을 신은 사람들이 힙합 음악에 맞춰 손가락을 퉁기며 함성을 지르며 추는 탭댄스 장면은 장관이다.
과거의 자토이치 영화에서처럼 여기서도 자토이치는 갱 두목 긴조가 말아먹는 시골마을에 도착한다. 그와 거의 동시에 마을에 도착하는 사람이 병든 아내를 데리고 다니는 과묵하고 심각한 낭인 하토리(타다노부 아사노). 또 자기 부모를 살해한 자를 찾아 복수하려는 두 아름다운 자매 게이샤도 이 마을에 들어온다.
자토이치가 두 게이샤와 마을 사람들을 도우면서 먹고살려고 긴조의 자객이 된 하토리와의 피를 부르는 대결은 불가피한 일. 긴조의 졸개들과 자토이치의 유혈이 난무하는 결투 등 화면을 핏빛으로 흠뻑 물들이는 시각미와 스타일 멋진 칼싸움 장면이 많다.
피비린내를 가라앉히려는 듯 유머가 상당히 많이 가미된 흥미 만점의 칼부림 영화로 키타노가 잘한다. R. Miramax. 아크라이트(323-464-4226)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