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국가 기밀을 한국 정부 관계자에게 넘겨준 혐의로 연방교도소에 수감됐던 로버트 김(64.한국명 김채곤)이 27일 7년반의 수감생활을 마치면서 한국정부에 자신의 명예를 회복시켜줄 것을 촉구했다.
지난 6월초 가석방 된 뒤 발목에 감시장치를 차고 약 두달 간 가택수감생활을 해왔던 김씨는 이날 정오 버지니아 애쉬번 자택에서 후원회 관계자들과 가족, 기자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감시장치를 떼어낸 뒤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당초 징역 9년형과 보호관찰 3년을 선고받았으나 모범수로 인정돼 징역형이 7년반으로 감형됐다. 그는 앞으로 3년 간 보호관찰 기간에 워싱턴 대도시 지역을 떠날 때에는 판사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등 여행의 자유를 제한받는다.
그는 “한국정부에 서운함이 있느냐”는 질문에 “한국정부에 아쉬움이 있지만 다 지나간 얘기이며 그것을 굳이 되새김질하지 않겠다”면서 “현재 나의 입장은 아직 나의 명예가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한국정부는 자기들이 나에게 도움을 받았다거나 안 받았다거나 한 번도 얘기하지 않았다”면서 “그분들이 도움을 받았다고만 말해도 내 명예가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990년대 중반 주미 한국대사관 해군 무관이었던 백동일(56.해군예비역 대령)씨에게 50건의 정보를 넘긴 혐의를 받았다.
그는 이날 발표한 “국민들에게 드리는 말씀”에서 “저는 한국을 돕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제공했지만 정작 한국정부는 결정적인 순간에 저의 순수한 동기와 나의 존재를 외면했다”고 말했다.
한편 후원회측은 이날 그에게 로버트 김 사건의 적극적인 해결을 한국 정부에 촉구하는 국회의원 108명의 서명이 담긴 성명서와 그를 돕기 위한 가두 모금 때 시민들이 적어놓은 격려 메시지, 최근 한국에서 출간된 그의 전기 `집으로 돌아오다’ 등을 전달했다.
김씨는 기자회견 후 집을 나와 부인과 함께 주변 산책로를 거닐기도 했으며 출석하던 와싱턴한인교회의 조영진 목사와 가족, 후원자들과 함께 한인식당에서 출감후 첫 외식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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