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어스가 숲속 괴물들을 자극시키지 않는 노란색 페인트를 마을과 숲의 경계기둥에 칠하고 있다.
시적, 서정적 공포영화
신인 하워드 연기 알차
현대병 비판′ 자연회귀 강조
으스스한 분위기로 사람 겁주는 귀신과 도깨비(외계인) 공포영화를 쓰고 만드는 인도계 M. 나이트 샤말라얀의 또 다른 신비한 색채를 지닌 괴물영화다. 그러나 사실 이 영화는 괴물영화의 탈만 썼을 뿐이지 내용은 인간의 순수를 찾는 대단히 심각한 철학적 작품이다.
현대사회의 폭력과 범죄등 사악한 것들을 비판하면서 ‘자연으로 돌아가자’고 촉구하고 있다. 아울러 사랑의 강렬한 힘을 말한 로맨스 영화이기도 하다. 어릴 적 할머니가 “옛날 옛적에-” 하면서 들려주던 옛날 얘기처럼 진행되는 초현실적 분위기를 갖춘 괴물영화로 ‘헨젤과 그레텔’을 연상시킨다.
영화는 음향효과와 카메라의 움직임(로저 디킨스의 촬영이 아름답고 신선하면서도 스산하다) 등으로 서스펜스를 서서히 조성하면서 사말라얀 감독 특유의 전연 예기치 못한 코다로 종결된다. 그러나 이번의 놀라움은 사말라얀의 ‘제6감’처럼 플롯의 급반전에서 오지 않고 작품을 구성하고 있는 전제 그 자체에서 온다.
숲으로 둘러싸인 마을에서 외부세계와 단절한 채 19세기 말의 삶을 사는 주민들의 공동 약속은 절대로 숲에 들어가지 않는 것. 숲에 정체불명의 괴물들이 살고 있기 때문인데 마을 사람들이 숲에 들어가지 않는 한 괴물들도 마을을 침범하지 않고 평화공존을 하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마을의 가축들이 살해되고 가옥 문에 붉은 페인트가 칠해지는 등 괴물들의 침입 흔적이 발견되면서 이 이상향에 공포 분위기가 조성된다. 이에 에드워드(윌리엄 허트)와 미망인 앨리스(시고니 위버) 등 마을의 장로들은 주민들 중 누가 숲을 침범했는지를 가려내기 위해 회의를 소집한다.
어른들과 달리 숲 밖의 세계를 동경하는 청년이 앨리스의 아들 루시어스(호아킨 피닉스). 루시어스는 에드워드의 용감하고 총명한 눈 먼 딸 아이비(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를 사랑하는데 루시어스의 친구이자 정신박약자인 노아(에이드리안 브로디)도 아이비를 사랑하면서 삼각관계가 형성된다.
얘기의 초점은 후반부에 이르러 아이비에게 맞춰진다. 그녀가 노아에게 칼을 맞고 중태에 빠진 루시어스를 살릴 약을 구하려고 숲으로 들어가면서 순결한 마음과 죽음도 마다 않는 사랑 그리고 공포와 대면하는 용기 등이 괴물 동화의 틀 속에서 은유적으로 묘사된다.
서정적이요 시적인 공포영화로 우수가 깃든 감정이 가득한데 마지막에 너무 철학적 교훈을 과다하게 늘어놓은 것이 결점이다. 그리고 놀라운 결말도 우스울 정도로 심한 장난 같아 그 동안 감독이 말하고자 한 뜻을 훼손하는 감이 있다. 연기들이 좋은데 특히 신인 하워드(‘아름다운 마음’의 감독 론 하워드의 딸)의 신선하고 알찬 연기가 좋다. PG-13. Touchstone.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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