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렌과 앙트완은 차를 타고 가면서 내내 티격태격 한다.
‘어깃장 부부’혼내주는 악몽의 로드무비
사람의 마음을 심히 어지럽게 만드는 히치콕 스타일의 스릴러로 잔인한 유머를 갖추고 있다. 평범한 사람들이 한 밤에 경험하는 악몽의 로드 무비로 세드릭 캉 감독의 서서히 서스펜스 무드를 조성하는 솜씨가 보통 아니다.
군더더기 없이 간소하면서도 맵시 좋고 구성이 튼튼한데 배배 꼬인 플롯이 재미를 더 해준다. 이 영화는 또 체한 부부 관계를 고찰한 영화로 서로의 도전을 무시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는 부부를 혼 내주고 있다. 혼이 난 부부는 끝에 가서 사랑과 미소로 화해하지만 내가 보기엔 아무리 봐도 둘이 제대로 화해한 것 같지가 않다.
여름 휴가철이 막 시작된 파리. 쥐처럼 소심한 보험회사원 앙트완(장-피에르 다루싱)은 보르도의 여름 캠프에 있는 두 아이를 같이 픽업하러 가기로 한 아내 엘렌(카롤 부케)을 바에서 기다린다.
성공한 변호사인 엘렌이 제 시간에 안 오자 앙트완은 대낮부터 술을 마신다.
둘은 차를 타고 가면서 처음에는 보통 부부처럼 얘기를 하더니 급기야 티격태격하기 시작한다.
트래픽 잼과 아내의 잔소리에 울화가 치민 앙트완은 샛길로 차를 몰고 가다 도중에 혼자 술집에 들러 한 잔한다(그의 음주는 아내에 대한 열등의식 때문이다). 그런데 때마침 교도소서 흉악범이 탈출, 곳곳에서 경찰의 불심검문이 실시된다.
홧김에 다시 길가 술집에 들어가는 앙트완에게 엘렌은 이번에 술을 마시면 자기는 차에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것을 무시하고 앙트완이 한 잔하고 차에 와 보니 엘렌이 사라졌다. 이때부터 앙트완은 아내를 찾느라 혈안이 되는데 그 와중에 자꾸 술을 마셔 만취가 된다. 그리고 앙트완은 길에서 만난 히치하이커를 차에 태우면서 그의 악몽은 절정에 이른다.
앙트완과 엘렌의 관계는 막혀버린 수채 구멍 위에 고여 썩어 가는 물처럼 악취가 날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관계를 트래픽 잼과 앙트완이 거푸 마시는 술과 연결시킨 뒤 암흑에서 나타난 듯한 정체불명의 사나이로 하여금 뒤흔들어 놓는 캉의 연출 솜씨가 뛰어나다.
그런데 앙트완의 악몽이 술 취한 그의 환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두 배우가 모두 연기를 잘 하나 이 영화는 성격 배우 다루상이 혼자 끌고 가다시피 하고 있다.
성인용. Wellspring. 파빌리언(777-FILM #218), 플레이하우스, 타운센터, 유니버시티(800-FANDANGO #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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