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위협이 국제관계와 대통령 선거를 지배하고 있는데 과연 그 증거가 있는가? 9.11이후 미국 본토에 대한 테러는 없었다. 말많던 올림픽 테러위협도 말뿐이었다. 공화당전당대회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테러 통계수치는 별로 달라진 게 없다.
국무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살인사건 희생자 1만5,000여명, 자동차 사고 사망자 4만 명에 비하면 전세계 테러희생자는 연간 1,000명 수준이다. 부시 행정부는 이러한 자료를 테러와의 전쟁의 가시적인 결과로 평가하고 있다. 오사마 빈 라덴이 자유롭게 활보하고 있는데 말이다.
부시 행정부의 말이 옳은 지도 모른다. 그 동안 테러예방에 심혈을 기울이지 않았더라면 테러공격을 또 당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테러위협을 과장한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테러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테러리스트들이 감소했기 때문이거나 우리가 테러와의 전쟁 과정에서 민권 훼손을 감수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미묘한 상황에 대해 보다 면밀한 분석을 하려면 이러한 사실을 뒤집을 증거를 찾는 게 급선무다. 예를 들어 우리가 샤핑을 하다가 자동차 열쇠를 잃어버렸다고 치자. 그러면 우리는 얼마나 많은 업소들을 돌아다니며 열쇠를 찾아야 하는가 하는 물음에 봉착한다.
이라크 전쟁이 이와 유사한 상황이다. 연합군은 아직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를 찾지 못했다. 혹시 이라크 어딘가 이 무기가 있을지 모르지만 무기가 없을 것이란 가설이 점점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이에 대해 사과하기는커녕 미국이 테러리스트의 위협으로부터 더 안전해졌다고 자화자찬하고 있다.
테러리스트들도 그들이 말하는 적들을 위협하고 테러리스트를 지망생을 끌어들이기 위해 자신의 힘을 과대 포장하는 경향이 있다. 정부는 테러 위협을 과장해서 정권의 정책 수행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고 테러리스트들은 자신들의 능력을 과장해 위협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번처럼 박빙의 대선전에서는 이러한 ‘뒤틀린 인센티브’가 판을 칠 것이다.
결론은 이렇다. 테러리스트는 언제나 존재했고 이들을 잡고 죽이려는 정당한 노력도 있어 왔다. 그러나 진정 우리들에게 위협적인 존재는 바로 옆 차량에서 셀폰으로 통화하고 있는 운전자라는 점이다.
바트 코스코/LA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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