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 영향, 마켓 세일 규모도 예전보다 축소
우리민족의 최대명절인 ‘한가위’가 닷새 앞으로 다가왔지만 상가나 일반 가정에까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어 ‘추석실종’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21일 저녁 오클랜드의 한인마켓에 장을 보러 온 한 주부(콩코드 거주)는 추석상을 차리지 않는다면서 교회사람들을 만나보면 불경기가 너무 심해 올해는 추석이고 뭐고 생각할 겨를이 없다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같이 장을 보러 온 또 다른 주부(월넛크릭 거주)도 추석을 잊은 지 오래라면서 그냥 떡이나 한 팩 사다 먹는 것으로 때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마켓도 썰렁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해마다 추석 1-2주 전부터 마켓들은 대대적 세일을 실시했지만 올해는 세일규모도 예전보다 줄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이다. 또 추석 제수용품을 파는 코너를 따로 차려놓지 않아 대목을 앞둔 모습을 기대했던 쇼핑객들은 실망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해마다 추석을 앞두고 무료송금 서비스를 실시하는 한인은행들도 송금액수와 건수가 지난해만 못하다고 밝혔다. 나라은행은 지난 13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추석 무료송금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 기간중 송금하는 고객은 한도 없이 송금이 가능하며, 비고객은 1천달러까지 무료송금을 해주고 있다.
무료서비스가 시작된 후 송금을 의뢰하는 고객이 평소보다 세 배 가량 늘었지만 작년보다는 줄었다는 것이 은행 직원들이 평가이다. 경기침체가 심해 고국의 가족과 친지에게 보낼 돈도 예전만 못하다는 것을 반영하는 현상이다.
고국으로 선물을 보내주는 택배업계도 올해는 불황이다. 추석 한 달 전부터 본국의 대형 백화점과 택배업체들은 갈비 선물세트 등의 배달주문을 접수했지만 올해는 아예 광고조차 보기 힘든 실정이다. 사상 최고의 불황이라는 본국의 경제사정과 공직자들의 선물수수 안하기 운동 등이 겹쳐 이곳 미국의 한인사회에까지 선물주고받기 관행이 사라지고 있다.
이처럼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현상에 대해 한 CPA는 스몰비즈니스를 운영하는 한인들의 지난 여름 매상이 역대 최저규모였다면서 주머니가 얇아진 한인들에게 명절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분석했다. 회계사들은 부동산업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업종이 불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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