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변화·렌트 싸 월 스트릿 빠져나와
다운타운 의류 도매상권의 이동현상이 최근 부쩍 심화되고 있다.
최근 1∼2년 새 한인 의류업체들이 동서로 샌피드로∼크로커, 남북으로 11가∼피코에 몰려 신흥 중심지를 조성하는 현상이 현저해지면서 과거 주니어 여성 의류업체가 밀집해있던 월 스트릿은 최근 ‘리스 구함’(for lease) 사인이 곳곳에 나붙어 있는 실정이다.
특히 주니어 여성의류 도매업체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월 스트릿 일대에는 가방 등 잡화업체가 등장했으며, 일부에선 샌티 앨리와 메이플처럼 도·소매 겸업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9월 월 스트릿에서 샌피드로 스트릿으로 이사한 주니어 여성의류 ‘돌체비타’ 관계자는 “경기가 워낙 안 좋아 영업이 나아지길 기대했다”며 “트렌드에 민감한 주류 소매체인 등 빅 바이어들이 이쪽 상권을 선호, 이웃 업체들도 이사 대열에 합류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다운타운 상업용 부동산 업체 ‘콴툼 어소시어츠’의 샘 박씨는 “이동 현상에 가속이 붙으면서 이제는 자리만 있으면 들어오려는 분위기”라며 “신흥상권의 렌트가 기존상권보다 싸지는 않으나 업주들이 렌트 대비 장사를 저울질하다 짐을 싸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신흥상권의 상가 신·개축 공사도 활발히 진행돼 과거 원단업체가 공장으로 쓰던 일명 ‘모릭스 빌딩’과 ‘하우스 오브 데님’이 최근 2년 새 잇달아 상가로 개조된 데 이어, 요즘은 크로커와 12가 코너의 창고 건물이 내년 3월 리스팅 예정으로 상가 리모델링 공사 중이다.
샌피드로∼크로커, 11가∼피코의 업체 수는 에넥스 상가를 포함해 약 300여 개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며, 한인의류협회는 약 10여 년 전 동서로 로스앤젤레스∼샌 줄리안, 남북으로 올림픽∼12가에 집중됐던 한인업체의 약 40%가 이 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은 업계 트렌드의 영향이 가장 크지만 신생상가가 꾸준히 개발되는 데다, 샌피드로 마트 등 기존의 중심상권과 비교해 키머니와 렌트가 덜 비싸기 때문인 것으로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신흥상권도 이미 평균 1,000∼1,200스퀘어피트 점포의 렌트가 7,000∼8,000달러인 데다 키머니도 꾸준히 올라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의류협회의 허혜영 사무국장은 “트렌드를 막을 수는 없으나 이동 현상이 너무 빨리 진행되면 또 다른 고가렌트를 양산할 수 있다”며 “메이플과 월 스트릿도 렌트가 쉽게 내리지는 않아 이래저래 업주들만 힘들다”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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