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태어나 2살 때 미국으로 이민온 권민주(17)양이 ‘을사조약’ 당시 한국에서 체류하던 영국인 기자가 일본의 만행을 상세히 폭로한 책을 번역해 출간, 내년 을사조약 100주년과 광복 6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고 있다.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 거주 권민주양이 최근 한국 출판사 ‘글내음’에서 발간한 ‘고종황제의 밀서; 다시 밝혀지는 을사조약’은 아시아와 중동을 집중 취재한 영국인 기자 겸 홍콩 일간지 편집인 더글러스 스토리씨가 1907년 영국에서 발행한 ‘동방의 내일(To-morrow in the East)’ 가운데 한국 부분을 한글로 번역한 것이다.
’동방의...’는 당시 책 내용이 민감한 사안을 담고 있다고 판단한 영국 정부가 인도와 영국령에서만 배포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고 발행을 허용해 최근까지도 그 내용은 물론 존재마저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았다.
그러나 2002년 11월 이러한 사연을 가진 책이 인터넷 경매에 부쳐져 영국인 테리 베네트에게 낙찰됐다는 뉴욕한국일보 기사<본보 2002년 11월5일자 A1면>를 접한 권양이 1년 이상 노력 끝에 베네트씨를 찾아내 책을 입수하고 내용을 번역해 출간하게 된 것이다.
’고종황제...’는 당시 일본의 횡포가 두려워 모든 서신에 옥쇄를 찍지 않았던 고종이 1905년 11월17일 박제순과 하야시(Hayashi)가 서명한 조약에 한국의 황제는 동의하지도 않았고, 또한 서명도 하지 않았다. 황제는 한국의 주권을 선언하였고, 그 주권이 외국 강대국에 넘겨지는 어떤 조치도 반대한다. 황제는 일본으로부터의 통감 지명을 결코 승인한 적이 없고, 한국에서 황제의 권한을 행사할 일본인의 임명을 상상조차 한 적이 없다는 내용을 담은 서신에 1906년 1월29일 옥쇄를 찍어 스토리에게 전달, 영국 정부의 도움을 호소한 과정 등을 상세히 담고 있다.
’고종황제...’는 또 스토리씨의 원작 ‘동방의...’에 공개된 고종황제의 밀서 사본과 권양이 수집한 당시의 역사 자료, 아시아 사진 전문 수집가 베네트씨가 소장한 당시 사진들도 게재하고 있다.
이와 관련 권양은 뉴욕한국일보 기사를 읽고 그 책을 입수하게 됐다. 책을 통해 너무도 억울하게 조약이 맺어지는 과정을 알게돼 당연히 내가 번역을 해야겠다는 사명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스토리씨의 책을 번역하면서 1900년 당시의 국제 관계와 조약들을 많이 공부하게 됐다는 권양은 제2탄으로 1800년대 말 한국, 중국, 일본의 역사, 문화 생활 등과 청일 전쟁에 대해 상세히 기록돼 있는 또 다른 고서를 선택, 번역 중이다. 도서 ‘고종황제의 밀서’에 대한 문의는 이메일 LYDIA@bibletobible.org 또는 BOOK@wowbook4u.com 으로 하면된다.
<신용일 기자> yishi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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