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경호원역의 션 펜과 유엔 통역자 역의 니콜 키드만이 작별하고 있다.
독재자 암살 둘러싼 정치 스릴러
미모의 유엔 통역사 감시하는 비밀 경호원
세련된 솜씨를 지닌 할리웃의 노장 감독 시드니 폴랙의 정치 스릴러인데 역시 음모와 암살 등이 있는 그의 또 다른 정치 스릴러 ‘콘도르의 사흘’(1975)보다 못하다.
그저 적당히 즐길 만한 영화인데 공연히 플롯을 너무 복잡하게 엮은 것이 큰 결점이다. 머리 나쁜 사람 무슨 소리하는지 모를 정도인데 그러다 보니 각본가들도 혼란했는지 결정적인 허점이 몇 군데 보인다(스릴러가 통상 저지르는 실수).
또 하나 영화에서 감각적 전류가 흐르지 않는 까닭은 각기 오스카상을 받은 두 주연배우 니콜 키드만과 션 펜의 화학작용 부재. 둘은 처음에 앙앙불락하다 서서히 감정교류를 하는데 둘의 관계가 소 닭 보듯 하는 식.
아프리카 가상국 마토보. 오랫동안 포악한 독재자 닥터 주와니(늘 권총을 차고 다닌다)의 학정에 시달리는 이 나라에 옵서버로 온 백인이 폐축구장에서 흑인 소년에게 무참히 총격 살해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를 몰래 숨어서 사진으로 찍는 필립.
장면은 뉴욕의 유엔 본부로 바뀐다(히치콕의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의 현장 촬영을 거부한 유엔이 이 영화에는 총회장 등 건물 안팎을 모두 내줬는데 외형과 함께 영화 내용도 유엔 홍보용).
마토보에서 자란 금발미녀 실비아(니콜 키드만)는 유엔 통역자로 어느 날 마토보어로 속삭이는 주와니 암살 음모를 엿듣게 된다. 주와니의 유엔 총회 연설을 얼마 앞둔 미국 정보 및 경호기관에 비상이 걸리고 실비아의 제보의 진실 여부를 가려내기 위해 비밀 경호원 토빈(션 펜)이 투입된다. 그런데 토빈은 얼마 전 바람난 아내가 교통사고로 죽어 영화 내내 울상이다.
실비아가 거짓말쟁이라고 생각하는 토빈과 실비아는 처음 보는 순간부터 서로 적의를 품게된다. 그리고 토빈은 실비아의 과거를 캐들어 간다. 이 배경조사에서 실비아가 마토보에서 살았을 때 그녀가 겪었던 비극적 사건이 밝혀진다.
한편 토빈과 동료들은 24시간 실비아의 아파트를 감시하고 그녀를 미행하는데 그 삼엄한 경계 속에 암살자가 실비아의 아파트에 잠입한다(경호원들 모두 취침중이었나 보다). 실비아와 토빈을 둘러싸고 주와니의 백인 경호책임자와 브루클린에 망명해 사는 주와니의 정적 쿠만-쿠만 그리고 정체불명의 위험한 흑인 선동가 등 여러 인물이 개입된다.
가장 긴장감 있는 장면은 브루클린 버스속 부분. 이 긴장은 충격적인 폭력으로 끝이 난다. 그리고 마지막 암살시도 부분도 괜찮지만 얘기가 씨가 안 먹힌다.
오스카 수상자인 제임스 뉴턴 하워드의 음악이 내용을 압도하면서 너무 분명하게 구는 것도 큰 잘못. 흥분감과 박력이 결여된 유엔 건물처럼 차가운 영화다. PG-13. Universal.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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