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를 마친 후 야구 동호회 ‘드레곤즈’ 단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들은 매주 일요일 아테시아 고교 운동장에서 시합을 하고 있다.
‘던지고, 치고, 받고… 야구 매력에 흠뻑’
치열한 두뇌싸움 안타 칠때 쾌감
매주 일요일 모여, 회원 20여명
매주 일요일 아테시아 고등학교 운동장은 건장한 한인 청년들로 북적인다. 야구 유니폼을 입고 방망이를 휘두르며 글로브로 공을 잡는 모습을 볼라치면 단번에 야구로 똘똘 뭉친 사람들이라는 걸 알아챌 수 있다.
이들은 모두 남가주 야구동호인회 소속팀 회원들. 현재 7개 팀이 일주일에 한번씩 모여 오전 10시·오후 1시·오후 3시30분 등 각 팀당 1게임씩 총 3게임을 치른다. 한 팀은 돌아가며 경기를 쉰다. 올해 리그는 지난 3월 시작돼 현재 5주째 경기를 펼치고 있다.
이들 팀 중에서 가장 오래된 팀은 OC에 연고지를 둔 드래곤즈(감독 박주환·Dragons). 지난 92년 생겼으니 올해로 벌써 13년째다. 회원들의 유·출입이 빈번해 정영훈(52·물류창고 매니저)씨와 박 감독을 제외하면 초창기 회원은 거의 없다. 그러나 비교적 오래된 역사 덕에 동호회 활동은 식을 줄 모른다. 10대에서 40대까지 회원층도 한층 두꺼워졌다.
97년 이민 오기 전 한국 직장동호인 리그에서 구 상업은행팀 유격수로 활약했다는 이광(43·뉴스타부동산 브로커) 드래곤즈 회원은 “야구를 하면 건강한 신체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회원 모두가 가족처럼 가깝게 지낸다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공 가지고 노는 것을 워낙 좋아해 ‘공돌이’라는 별명을 가진 그는 동생 이호(32·코로나)씨가 같은 팀 소속이라 더욱 좋단다. “주중에는 서로 일 때문에 바쁘지만 일요일이면 어김없이 동생을 만난다. 때론 온 가족이 함께 나와 응원을 펼칠 때도 있다”며 “야구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자주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겠느냐”며 너털웃음 지었다.
드래곤즈는 뿔뿔이 흩어졌던 남가주 야구동호인회 소속 회원들로 만들어진 팀이다. 80년대만 동호회 소속 9개 팀이 활발하게 경기를 가졌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야구 인기가 시들해졌고 소속팀들이 하나둘씩 와해됐다. 이들 중 몇 명이 다시 모여 만든 팀이 바로 드래곤즈다.
그러나 드래곤즈는 함께 경기를 펼칠 한인 동호회 야구팀이 없어 고민에 빠졌다. 박 감독은 “결국 고민 끝에 토렌지스에서 열리는 멕시칸 리그에 참가해 수년간 경기를 했었다”면서 “최근 들어 야구에 대한 관심이 다시 불붙으면서 한인 팀들끼리 경기를 펼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른 운동들도 나름대로의 장점을 갖고 있지만 야구만큼 치열한 두뇌싸움을 벌이는 운동도 드뭅니다. 또한 기구를 이용해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표적을 정확하게 때려야 하기 때문에 높은 정교함도 요하죠. 그러나 제대로 맞았을 때 느끼는 쾌감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전혀 야구를 해보지 못한 초보라도 환영합니다. 우리 모두 야구의 매력에 같이 빠져보지 않으시겠습니까.”
(714)232-3177
<이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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