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집 몰려 다니며 ‘텍사스 홀듬’ 포커판
워싱턴 지역 한인 청소년들의 ‘도박 문제’가 심각한 수위에 달하고 있어 학부모들의 각별한 관심과 지도가 요구되고 있다.
최근 들어 청소년들 사이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도박 방식은 ‘텍사스 홀듬’(Texas Hold’em) 스타일의 포커 게임.
프로 도박사들이 즐기는 이 게임은 지난해부터 스포츠 등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공중파 방송 에서 방영되기도 했다.
이들 텔레비전의 영향으로 인해 청소년들간에 작년 11월경부터 인기를 끌어온 이 게임은 현재 이들의 주요 취미생활로 자리잡았다.
훼어팩스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한인 김모군과 이모군에 따르면 같은 학년의 학생중 20% 정도가 포커를 상습적으로 하고 있으며 점심시간에는 교내식당 등에서, 방과후와 주말에는 친구 집에서 포커판을 벌이고 있다. 주말에 열리는 각 포커 토너먼트에는 20-40명이 참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들이 학교 식당에서 포커판을 버젓이 벌일 수 있는 것은 학교측에서 카드게임 자체를 허용해 온데 기인한다. 오고가는 현찰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도박 행위로 간주하지 않기 때문.
이들 학생들은 처음에는 칩을 사용해 나중에 결산하는 방법을 택했으나 일부 교사가 칩을 압수하자, 뒷면의 색깔이 다른 카드를 칩으로 대용하는 방법을 사용해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박에 빠진 학생들의 상당수는 한인등 아시안계 학생들. 이들은 학교의 풋볼 게임 등의 결과를 두고 돈을 거는 행위도 벌이고 있다.
한 한인학생에 따르면 한 필리핀계 학생은 하루에 1천 달러까지 빚을 지기도 했다. 매주 점심값으로 빚을 갚아나가는 학생도 있고 빚을 못 갚아 집단 폭행의 위협에 시달리는 학생도 있다는 것.
한편 최근까지 이러한 사실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던 학교측은 본보가 확인 취재를 요청하자 이에 대한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도박행위가 특별히 만연한 학교로 알려진 훼어팩스의 한 고등학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교내 카드 게임을 완전히 금하고 도박행위를 철저히 단속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훼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회의 문일룡 교육위원은 “교내 도박 문제가 이렇게 심각하다는 것은 금시초문”이라며 “진상 파악 이후 학부모들에게 도박의 위험성을 알리는 편지를 보내는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권영남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