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이 보따리를 싸들고 사이공의 어머니를 찾아 배를 저어가고 있다.
(The Beautiful Country)
베트남서 미국 아버지 찾아 3만리
베트남전 당시 베트남 여인과 미군 사이에서 태어난 아메라지안 청년의 ‘아버지 찾아 3만리’로 감상적인 멜로 드라마지만 극적 재미는 있다. 베트남서 미국까지 찾아가는 청년의 오디세이이자 인간 드라마인데 얘기가 장황하고 쓸데없는 부수 플롯이 많은 데다가 신파적인 것이 결점. 한 인간이 겪는 고난과 인간 정신의 궁극적 승리를 창조하려고 장광설을 늘어놓지만 않았더라면 훨씬 좋은 영화가 됐을 것이다.
베트남 현지 촬영이 아름답고 영화로 데뷔한 주인공역의 데미언 구엔과 그의 아버지 역의 닉 놀티의 연기가 훌륭하다.
1990년. ‘먼지보다 못하다’는 뜻의 ‘부이 도이’라 불리는 아메라지안 청년 빈은 베트남 시골의 친척집에서 괄시를 받으며 잡일을 하며 산다. 빈은 친척으로부터 어머니가 사이공에 있다는 것을 전해 듣고 도시로 떠난다. 부잣집 하녀로 일하는 어머니와 어린 남동생 탐과 잠시 행복한 생활을 누리던 빈은 불의의 사고로 탐과 둘이 사이공을 탈출한다. 어머니가 준 돈과 미군 아버지 스티브와의 결혼증명서를 들고.
미국행 보트 피플이 된 빈은 배가 난파하면서 말레이시아의 난민수용소에 수감되고 여기서 아름답고 강인한 중국 여인 링(바이링)을 알게 된다. 빈과 탐과 링은 수용소를 탈출, 인신매매단이 부리는 미국행 화물선에 다른 난민들과 함께 올라 노예 계약서에 서명한다. 탐은 고되고 긴 향해(너무 길다)서 죽고 빈과 링은 뉴욕에 도착한다. 연인 사이가 된 빈과 링은 각기 차이나타운의 식당 잡역부와 가라오케 바의 종업원으로 일하면서 함께 보다 나은 삶을 꿈꾼다. 그러나 빈과 링은 이별하고 빈은 아버지를 찾아 휴스턴으로 떠난다.
빈의 고난과 인내심 그리고 희망을 잃지 않는 영화와 결코 사악해지지 않는 인간성을 진지하게 그리려고 했는데 세련되진 못했다. 빈이 텍사스 목장의 인부가 된 아버지와 만나 정을 나누는 마지막 장면이 잔잔하나 깊은 감동을 남긴다. 한스 페터 몰랜드 감독.
R. Sony Pictures. Classics. 아크라이트(323-464-4226), 파빌리언(310-281-8223), 어바인 타운센터(800-Fandango #143), 리알토(626-388-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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