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니 시커먼 먹구름에 비까지 쏟아진다.
낮에 있을 남편 피트닉이 비가와서 어쩔까 걱정을 하며 고기전을 만들어 주었다.
그런데 웬걸 8시가 되어 오니 먹구름도, 비도 사라지고 화창한 날씨로 변해 버렸다.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서성대며 청소를 할까 당장 급한 개미약부터 사올까 망설이다 “아니야 내 몸 내 건강이 우선이지” 하는 생각에 후다닥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밖으로 나간다.
쏟아지는 아침 햇살을 받으며 숨을 크게 들이쉰다.
남의 집 꽃에 코를 들이박고 향기를 흠뻑 맡는다. 아침 햇살, 깨끗한 공기,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오는 하와이 날씨에 난 매료되어 버린다.
1976년 처음 하와이에 휴가를 왔을 때 공항에서 ‘무무’를 입은 하와이 여인들이 ‘웰컴’하며 레이를 목에 걸어 주었다.
와이키키 호텔 앞에는 곳곳에서 엉덩이를 흔들며 훌라춤을 배우느라 즐거워하던 여행객들의 모습, 깨끗한 바닷물, 프리웨이를 달리면 집도없고 가로등도 없어 숲만 보이던 밤이 무서웠었다.
30년이 지나 내가 하와이에 와서 살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긴 세월탓인지 30년전 처음으로 느겼던 그 감흥은 맛볼수 없다. 또한 수많은 콘도와 주택은 산끝까지 채워졌으며 가로등과 불빛으로 프리웨이 도로는 더 이상 무섭지 않다.
다양한 민족들이 섞이어 생김새가 분명 하와이언, 멕시칸인데 한국말을 유창하게 하는 사람들도 자주 만난다.
이렇듯 하와이는 많이 변해 있지만 아직도 와이키키 해변은 관광객들로 붐비고 그들 모두가 세상을 잊은듯 하와이 천혜의 자연을 즐기고 있다. 이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나 역시 즐겁기 그지 없다.
석양이 질 무렵 호텔에서 들려오는 ‘비틀즈’의 노래를 들으며 맛있는 칵테일까지 한잔하면젊은 시절의 내가되어 “어유 너무 행복해”...
알라모아나 푸드코트의 각국 음식점, 곳곳에 성업중인 한국식당들을 순례하며 맛을 비교하는 것도 하와이에서 생활의 즐거움이다.
또한 시골장터를 연상케 하는 스왑밑의 신선한 과일과 야채, 알이 꽉 찬 살아있는 게를 욕심껏 사오는 재미 또한 만만치 않다.
곳곳에 달려있는 열매들, 코코넛과 바나나, 맹고, 파파야, 아보카도외에도 이름을 모르는 처음보는 과일나무들을 보며 이처럼 아름다운 세상을 지으신 높으신 분께 감사하는 마음이 절로 우러난다.
집에서 내려다 보이는 ‘진주만’ 조그만 비행기가 공항으로 날아든다.
푸른 하늘에 군데군데 새털구름이 있고 예쁜 새들이 이리저리 날아들며 간간이 아랫집 지붕에 실례하는 배설물은 한두번씩 스쳐가는 가랑비가 말끔히 청소해 주니 “허허 고마워라”...
사시사철 뛰어들수 있는 해변이 있고 푸근한 날씨에 마음은 안정되고 공해없는 공기를 마음껏 들이쉬니 정신이 맑아지고 공중에서 지저기는 새들을 바로보니 마음에 평화가 온다.
비 온뒤 솟아오르는 형형색색의 ‘무지개’,
“저렇게 예쁠수가..., 지상낙원이 따로있나...” 중얼거린다.
백준희 주부
아이에아 거주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