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민족으로 구성된 미합중국에는 각 민족에 대한 별칭이 있다. ‘라이미’는 영국인을 가리키는 별칭이다.
18세기 이후 대 항해시대를 맞아 영국이 세계로 뻗쳐 나갈 때 장기간의 향해에서 오는 괴혈병으로 병사하는 선원이 불어났다. 이때 영해군의 한 군의관이 라임을 먹으면 괴혈병에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내 원양 선박마다 라임이나 라임주스를 대량으로 구매 선적한 데서 나온 말이다.
한국에 있을 때나 미국에 와서도 종종 영국인과 접촉 할 기회가 있었는데 첫째 그들은 과묵해서 처음엔 사귀기가 힘들지만 한번 사귀면 더없이 편한 친구가 된다. 언성을 높이고 얘기하지 않으며 흥분하지도 않고 큰소리로 다투지도 않는다. 언제 만나도 조용하며 침착해 보인다. 개인적으로 집에 초대받아 저녁을 같이 하는데 특별한 음식으로 대접하는 것도 아니며 그저 일반적인 소박한 식사이고 좋은 포도주는 기대 않는 것이 좋다.
그들은 친절하며 예의가 바르고 잘난 체 하지 않으며 솔직 담백하다. 말 많은 이탈리아인, 사람을 달달 볶는 독일인, 자기들이 세계 제일의 문명인이라고 우쭐되는 프랑스인과는 정반대의 성격인 영국인이 어떻게 세계를 제패했으며 그 넓고 인구가 많은 인도를 지배한 비결이 어디 있는지…
‘라이미’는 근면하며 인내심, 협동심, 단결력, 그리고 준법정신이 뛰어난 민족이며 서양인에 드문 의리도 지니고 있다. 비참한 사고를 당해도, 아비규환 하지 않으며 울부짖고 몸부림치다 실신하는 그런 작태도 볼 수 없고, 옆에서 무슨 일이 나도 동요 없이 자기 맡은 바를 해내는 사람들이다. 국민 의식이 사치 같은 것과는 거리가 멀고 절약이 몸에 밴 국민이다.
그들은 명예와 전통을 중히 여기며 부당하게 당한 피해에는 오랜 세월이 걸려도 잊지 않으며 꼭 보복하는 집념이 강한 국민성을 가지고 있다. 테러리스트들이 목표를 잘못 잡았다고 신문에 보도하는 것도 이런 뉘앙스가 남겨있다.
올해는 트라팔가 전승 200주년의 축제와 2012년 런던 올림픽이 확정된 영국인에게 즐거운 한해가 될 줄 알았는데, 도심지에서 네 곳이나 동시 다발로 테러가 일어났다.
1,000여명의 사상자가 났지만 조용히 침착하게 대처하는 런던시민을 보고 미국 TV의 뉴스 앵커가 오죽하면 ‘비범한 사람들’ 이라고 찬사를 보냈겠는가. 많은 인명 피해를 입은 그들에게 심심한 조의를 보낸다.
처칠 수상 등 영국의 위인들을 많이 배출한 명성 있는 이튼 교의 교훈은 ‘침착 냉정 하라. 분별없이 기쓰지 말라’ 이다. 영국인에 꼭 들어맞는 모토가 아닌가 싶다.
어윈 류 가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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