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김씨의 아들 한모씨가 김씨의 시신이 발견된 곳을 가리키고 있다. <이승관 기자>
딸집 방문 60대 한인, 범행후 자살
22일 폰태나 가족들은 사고사 주장
폰태나 사위집에 머물던 60대 한인 노인과 치매를 앓고 있던 80대 안사돈이 22일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평소 중풍을 앓아온 60대 노인이 한집에 거주하며 돌보던 치매환자 안사돈을 나무로 때리고 목졸라 살해한 뒤 자신도 목을 매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2일 오후4시9분께 샌버나디노 카운티 폰태나시에 있는 한모(50)씨 집(14000 블럭 Valley Forge Ct.)에서 한씨의 장인 현준만(69)씨가 뒷마당 지붕에 목을 매 숨져있는 것을 이웃주민이 발견, 911에 신고했다. 경찰은 사건현장에서 현씨의 시신 옆에 범행에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나무와 핏자국으로 얼룩진 발자국을 발견했으며 1층 침실에서 현씨의 안사돈인 김우옥(82)씨가 피를 흘리며 목에 끈이 묶인 채로 숨져있는 것을 발견했다.
폰태나 경찰국 윌리엄 메기니 대변인은 “현장조사 결과 외부에서 누군가 침입한 흔적과 싸운 흔적, 없어진 금품 등이 없는 것으로 보아 현씨가 김씨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시 한씨 부부는 외출한 상태로 현씨가 치매를 앓고있는 김씨를 돌보다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사건당일 오후2시께 현씨가 딸의 친구로부터 전화를 받고 아무 일 없다고 말한 점으로 보아 오후 2~4시 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 라티노 이웃은 “사건당일 오전 11~오후 1시30분 사이 현씨가 뒷마당 지붕에 줄을 매고 있는 것을 봤다”는 상반된 목격담을 전했다. 용의자 현씨는 지난달 초 외손녀의 고교 졸업식에 참석하기 위해 딸네 집에 왔다가 중증 치매를 앓고있는 안사돈을 돌보기 위해 계속 머물러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가족들은 “안사돈이 집안에서 사고로 머리를 다쳐 사망하자 이에 충격을 받은 아버지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것”이라며 이 사건이 살인-자살이라는 경찰발표를 부인했다.
피해자 김씨는 한국에서 손자와 함께 지내다 병세가 악화되자 미국에 사는 막내아들 한씨 집으로와 살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씨도 중풍 때문에 왼쪽 몸이 거의 마비되다시피 해 평소 지팡이를 짚고 다녔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샌버나디노 카운티 검시국은 “사인규명을 위한 시신부검은 26~27일께 실시될 예정”이라며 “일단 현씨가 김씨를 살해한 뒤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가족들은 현씨와 김씨의 시신을 한국을 옮겨 화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형직·홍지은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