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 ‘자녀 입양 한인 가족’ <4>
주위 반대 이기고 남매 입양 한대섭씨 부부
“세상엔 부모 사랑이 필요한 아이들 많아”
“아이를 입양하겠습니다.”
결혼 10년 동안 손자손녀도 못 안아본 한대섭씨의 아버지는 아연실색했다. 전통적 한국 가족관을 고집해오던 그로서는 쉽게 이해가 안됐기 때문이다.
고교 교사인 한씨가 15년전 결혼하겠다고 했을 때도 온통 집안이 난리였었는데 또다시 입양이라는 카드를 꺼낸 아들이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결혼때는 일본계 미국인 4세를 아내로 맞겠다고 했었다.
집안 어른들은 그때보다 더 강하게 반발했다.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통해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부모로서는 한씨 부부의 말을 선뜻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러나 결국 이번에도 아버지 테드 한씨가 물러서고야 말았다.
“세상에는 부모의 사랑을 필요로 하는 어린이들이 이미 너무 많다”며 설득하는 아들 부부의 말을 반박하기 어려웠다. 부모의 허락이 떨어지고서도 집안의 몇몇 어른들은 반대를 굽히지 않았으나 캐라를 보고서는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한대섭씨의 부인 질씨는 “주위에서 입양을 반대할 때 내가 그들에게 따돌림을 받는 것과 아이들이 가정을 갖는 것 중 어떤 게 더 중요한지는 비교가 안 된다”며 입양 때 겪었던 어려움을 설명했다.
이제 5세가 된 캐라가 “엄마 아빠가 젤 좋다”고 할때면 할아버지 테드 한씨는 은근히 섭섭한 눈치를 준다. 손자손녀 재롱을 보는 재미에 일주일에 세 번씩 아들집을 찾는 할아버지는 “이제 아들은 다 커서 재미가 없는데, 손자손녀 녀석들 보는 재미에 산다”며 환하게 웃는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한대섭씨는 입양과 낙태 문제를 수평선에 놓았다. 미혼모 같은 부모들이 어쩔 수 없이 친권을 포기한 아이들이 새로운 가정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면, 낙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다는 게 한씨의 주장이다. 낙태에 반대한다면 당연히 입양에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다.
14일 나성영락교회에서 열리는 미주 한인 입양가족 대회에서 입양의 중요성에 대해 발표할 예정인 한씨는 “이제는 우리도 고아 수출국의 오명을 벗을 때”라고 말했다.
입양가족 대회 문의 (310) 336-5618 <끝>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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