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우리나라의 큰 등대를 만들어
좁고 험한 바닷길을 밝게 보여줄까.
진흙을 모아 벽돌을 굽는 몇 사람이 보인다.
그 벽돌을 나르는 몇 사람과 몇 사람.
설계를 마친 몇 사람과 벽돌 쌓는 몇 사람 사이
파도가 쳐 와도 일손 쉬지 않는 몇 사람이 보인다.
높은 층계를 끝까지 올라가서 그 하늘 가까이
달덩이만한 조명등을 사면에 달면
보인다, 환하게 서 있는 우리나라 강산.
그때면 벽돌 반쪽이 되어 이끼를 덮어쓴들
우리가 무엇을 억울해하랴.
흥겨운 장구 소리, 꽹과리 소리 들리는 바다,
온 나라의 땀과 눈물이 춤춘다.
누가 우리나라의 환한 등대를 만들까.
그때면 굴껍데기가 되어 물결에 흔들린들
우리가 그 어느 바다를 두려워하랴.
마종기(1938~ ) ‘우리나라의 등대’ 중에서
깜깜한 밤바다에 뱃길을 밝혀주는 등대가 있듯 우리에게도 나라를 지키는 등대가 있다. 그런데 그 등대는 과연 누가 만들고 있는 것일까, 똑똑한 몇몇 사람들이나 정치하는 몇 사람들? 천만의 말씀, 그렇지 않다. 우리에겐 진흙을 개서 벽돌을 굽는 이들이 있고 그 것을 나르고 하늘 높이 쌓아 올려 조명등을 다는 이들이 있다. 이렇듯 함께 노력하는 땀과 견디는 눈물이 있어 그 어느 바다도 두렵지 않고 나라가 지켜지는 것이리라.
문인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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