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부모들의 자녀 교육열과 주위의 학부모들이 겪고 있는 자녀교육의 걱정을 보며 나의 자녀 경험을 얘기하고 싶다. 나의 교육 방법이 꼭 옳았다고는 할 수 없으나 남들이 하는데 나만 안 하면 불안해서 염려가 되는 분들께 참고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나는 한국에서 치맛바람이 가장 세다는 강남에서 살았지만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내지 않았다. 당시의 유치원 비용은 고등학교 등록금과 비슷했다. 년년생의 두 아이를 키우던 나는 그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신 내가 아이들의 선생님도 되고 친구도 되어 주었다.
초등 학교에 들어가서도 다른 아이들은 두세 개의 과외나 특기 교육을 받았으나 나는 아이들이 꼭 하고 싶다는 것 한가지만을 하게 했다. 그렇게 하니 다른 아이들보다 배우는 자세가 적극적이고 진지했었다.
촌지 또한 나는 조금 별났었다. 선생님에게 촌지를 주는 대신 아이가 만점을 받았을 때 반 전체 아이들에게 연필과 공책을 사 주었다.
하지만 큰 아이가 중학생이 되고 작은아이가 6학년이 되자 비교적 주관이 뚜렷했던 나 역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다른 아이들은 과외를 하거나 학원을 다니는데, 또 선생님을 찾아가 인사를 한다는데 나의 유별난 고집 때문에 아이들이 기가 죽지나 않을까 염려가 되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미국 행이었다. 미국에 온후 아이들은 학교 수업에 충실하며 스스로 공부하였고 특기 교육 역시 이민 초기 자리를 잡지 못한 상태였기에 내가 따로 시킬 능력이 아니 되었다. 그러나 학교 선생님의 배려로 특별 지도를 받았고 악기 또한 빌려 쓸 수 있었다.
대학교 또한 아이들 스스로 선택하였고 대학원 또한 그러했으며 이제는 교육이 거의 끝나 가는 단계이다.
아이들이 기초가 부족하여 과외가 꼭 필요한 경우는 예외이겠으나 웬만큼은 하는데 나만 안 시키면 불안해서 경제적 무리를 하는 경우도 있는 듯 하다. 그러나 “중고등학교 때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라는 우리 아이들의 말을 들으면 학교가 단계를 올라갈 때마다 힘이 든 것 같은데 부모가 언제까지 과외를 시키고 학원을 보내겠는가.
중요한 것은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터득하고 노력하게 끔 지도하는 것 이다. 경제적으로 빠듯했던 나는 아이들에게 사랑만은 충분히 주었고 자율적으로 공부하게 하였다. 내가 아이들의 나이 때 내 부족했던 점을 생각하며 아이들에게 최고가 되기를 강요하지 않고 능력 껏 노력해주기 만을 바랬다.
미국은 기회의 나라이다. 공부를 하고자 하는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공부할 수 있는 곳이 미국인 것 같다. 모든 것이 흘러 넘치면 부족함만 못하다 했다
일등이 있으면 이등이 있고 삼등도 있다. 부모의 지나친 교육열이 오히려 부모와 아이들에게 무거운 짐이 되는 것은 아닐까 묻고 싶다.
박용하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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