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유미 <변호사>
한 명이 아닌 두 명이나 여러 명이 하는 동업이 힘들다는 것을 언급한 적이 있다. 그러나 동업을 시작하기 전에 서로간의 법적 책임을 분명히 한 동업계약서가 필요하다는 것도 지적한 적이 있다.그러나 한인들은 문화적 관습 때문인지 세세한 조항을 따지는 것을 소심한 짓, 남자답지 못한
행동, 혹은 상대방에 대한 신뢰의 부족으로 몰아부친다. 특히 사업의 부진이나 실패를 가상해 준비해야 되는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는 것은 극히 잘못된 행위라는 식의 ‘정말로 잘못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단순히 누가 얼마를 투자하고 얼마씩 가져간다는 식의 동의서는 별로 도움이 못된다. 구두합의는 많은 경우 문제가 생길 때 실질적 도움조차 되지 못한다. 결국 가장 세밀한 부분까지 구체적으로 따져서 서로의 책임, 권리, 의무를 명시한 합의서의 작성이 추후 발생할 갈등을 최소화 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법적인 책임소재의 유무를 따져야 되는 조항이 대부분임으로 변호사의 도움이 필요하다. 동업 당사자들이 각자의 변호사를 선임해, 발생 가능한 모든 문제점을 찾아보고 각각의 경우에 대한 서로의 책임과 권리를 명시한 합의서가 문제 발생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미국인들이나 유럽계 이민자들은 계약(Contract)에 대한 개념이 보다 명확해, 작은 비즈니스라도 적게는 수 페이지에서 수십 페이지에 달하는 합의서를 사전에 만드는 예가 많다. 그러나 한인들의 동업에서 이같은 합의서가 작성되는 사례는 ‘불행스럽게’도 거의 보지를 못했다.
그 결과, 사업이 잘되면 서로 더 많은 이윤을 가져가려고 보이지 않게 경계하고 상대를 의심하게 된다. 사업이 실패하거나 어려워지면 각자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별의별 치사한 방법이 다 동원된다. 결국 서로 힘 모아 돈 벌어보려던 ‘가까운’사이가 ‘원수’로 바뀐 예는 부지기수다. 예를들어 만일 사전에 비즈니스가 힘들어지면 A는 가게시설과 재고 처분의 우선권을 가지고, B는 가게보증금과 미수금을 우선 회수한다 라고 명시했다면, 서로 멱살잡이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다. 형제 친척간에라도 동업을 시작하려면 가능한 상세하고 꼼꼼한 합의서를 만들고 시작해야 된다. 법적 조언을 구하는데 너무 인색하다면, 자신을 법적인 무방비로 방치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소위 ‘믿는’ 사이일수록 가장 따지기 싫고, ‘껄끄러운’ 문제부터 마음을 열고 먼저 따져봐야만 좋은 동업관계가 오래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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