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를 앓는 킬러 안젤로가 팔에 쓴 메모를 읽고 있다.
(The Memory of a Killer)
치매 앓는 장년킬러의 복수
스피디한 스토리 전개, 스릴넘친 벨지움 느와르
한국 영화 ‘살인의 추억’의 영어 제목을 생각나게 만드는 이 영화는 흥미진진한 벨지움 느와르 스릴러다.
전광석화와도 같은 속도와 세련된 스타일 그리고 긴장감과 스릴과 박력을 고루 갖춘 최상의 청부살인자 액션 스릴러다.
원래 제목은 ‘알츠하이머 케이스’. 알츠하이머 증세가 점점 심화돼 약을 먹어가며 냉정하게 살인을 하는 장년 후반기 킬러가 주인공이다. 속도감과 함께 혁신적인 시각 스타일과 푸른색 주조의 초현실감을 느끼게 하는 컬러 및 무드 짙은 사운드 트랙 등이 모두 훌륭하다. 독창성 뛰어난 영화로 주인공 역의 얀 데클레이르의 연기 또한 압도적이다.
알츠하이머 증세를 앓아 기억력이 쇠퇴해 가는 과묵하고 세상의 쓴맛을 충분히 맛본 나이 먹은 킬러 안젤로 레다는 앤트워프에서 어쩌면 마지막 임무가 될지도 모르는 2건의 살인청부를 맡는다.
그는 일단 공개되면 여러 사람의 범죄행위가 폭로될 테입을 소지한 정부 고위관리를 살해한다. 두 번째 표적이 13세짜리 소녀라는 것을 안 안젤로는 계약을 파기한다.
그런데 자기 대신 다른 킬러가 소녀를 살해하면서 안젤로는 배신자들에 대해 가치 없는 복수를 한다. 안젤로가 자기 보스와 중간책 그리고 정부 관리 등을 차례차례 처치하면서 소녀의 죽음 뒤에 막강한 사업가들과 시의 고위관리들이 관계된 미성년자 성매매 범죄집단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한편 앤트워프의 두 민완형사가 안젤로를 추적하면서 고양이와 쥐의 숨막히는 게임이 계속된다. 그리고 두 형사는 복수의 천사 역을 자임한 안젤로의 진로에 사건의 단서들을 남겨 놓으면서 적과의 묘한 동반자들이 된다.
자신을 둘러싼 부패에 의해 벼랑 끝으로 몰린 킬러가 정의를 자의대로 행사한다는 일반적인 킬러 얘기의 내용을 가졌지만 이 영화는 그런 얘기를 우여곡절이 많은 복잡한 심리 드라마로 한 단계 높여 놓았다. 마치 영화의 ‘메멘토’처럼 급격히 약해지는 기억력 때문에 팔에 메모를 적어가며 또 약을 먹어가면서 응징을 위해 시간과 경주하는 안젤로 역을 맡은 데클레이르의 과묵하고 쇳덩이 같으면서도 내면적으로 민감한 연기가 매우 좋다.
그는 단순한 킬러가 아니라 죽기 전에 그릇된 것을 바르게 만들겠다는 생각에 집념하는 사람의 모습을 강하게 표현한다. 붕괴되어 가는 안젤로의 심리상태를 잘 대변한 시각묘사가 뛰어나다. 냉정하고 신맛 나는 강렬한 힘을 지닌 스릴러다.
에릭 반 로이 감독. R. Sony Pictures Classics. 뮤직홀(310-274-6864), 플레이하우스7(626-844-6500), 타운센터5(818-981-9811), 사우스코스트 빌리지3(800-Fandango #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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