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자 오피니언 지면에 실린 칼럼 ‘자폐증의 언어, 감사의 언어’를 읽고 시각이 너무 편향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한국의 현정부나 노무현 대통령의 잘못하는 부분들을 두둔할 뜻은 결코 없다. 정부나 대통령이 국민이나 언론에 의해서 평가받고 비판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채찍을 들고 나무라기만 한다면 힘있는 정부나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대통령 못해 먹겠다”는 소리가 나올 법하다.
어쨌거나 노 대통령은 한국 국민들에 의해 합법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이다. 밉던, 곱던 앞으로 남은 2년 반 동안 국민들은 현 정부·노 대통령과 함께 갈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국가를 가정에 비교한다면 대통령은 ‘대한민국 호’의 가장이다. 가장 큰 권력과 대한민국의 운명을 그에게 맡긴 이상 좀더 애정 어린 시선과 용기를 그에게 실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잘못하는 것을 모질게 나무라고 책망할 수 있지만 권위를 부정하거나 억지로 끌어내리는 일만은 국민의 도리가 아니라고 본다.
게다가 한국이 앞으로 헤쳐 나가야할 과제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동서화해, 이념갈등 해소, 빈부 격차 줄이기, 부정부패 척결, 경제 살리기, 교육 바로잡기 등 문제가 산적해 있다. 이러한 많은 일들을 하는데 정부나 대통령의 의지와 능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치인, 경제인, 언론인, 교육인, 종교인 나아가서는 전 국민이 밀어주고 당겨주어야 한다.
그런데 하구한 날 대통령의 잘못만 지적하고 몰고 늘어지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 안타깝고 답답하다.
누구든지 100% 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잘하는 점은 가끔 인정도 해주고 칭찬도 해주어야 새로운 힘이 생기고 더 잘하려는 의지도 생길 것이 아닌가. 그러나 불행하게도 어떤 제안이나 정책이 나오면 무조건적인 반대, 비평, 혹은 폄하 풍토가 조성되어 있고, 또 그것이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갈등의 문화’에 익숙해져 가는 것 같다.
이제는 병적인 ‘갈등의 문화’를 치유할 시기라고 생각된다.
노무현 대통령도 자기주장을 꺾을 때는 꺾을 줄도 알고 양보할 것은 양보도 하면서 국민들의 비판에 귀를 쫑긋 세우고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로 국민을 편안하게 해주었으면 하고 바란다.
한국호의 가장에게 무조건적인 비판보다는 건설적인 비판을, 무조건적인 책망보다는 애정 어린 눈길로 힘을 실어주었으면 한다.
강영찬/시카고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