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4,500만명 지문·얼굴 확인 시스템 가동
전 세계 미 비자발급 207곳에 설치해 ‘나쁜 사과’ 차단
캄보디아 어린이 동일한 사진으로 비자 9개 신청 적발
국내 국경지역 살인·마약 등 전과자 불법월경 신속파악
‘US-Visit’ 프로그램 총 100억 달러 들 듯… 효율성 논란
생물측정학(biometrics)은 한때 자취를 감추듯 했던 분야이다. 그런데 연방정부가 이 생물측정학에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미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을 추적하고 일부 미국인의 행동을 관찰하기 위해서다. 일부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지난 수년간 정부는 범죄자들과 테러리스트들이 미국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디지털로 수록된 방대한 자료를 축적해 왔다. 지문과 얼굴사진이 그것이다. 4,500만명의 외국인과 7,000만명의 미국인의 정보를 갖고 있다. 특히 9.11 테러사건 이후 출입국 과정에서 선량한 시민과 의심 가는 인물을 솎아내기 위해 지문, 얼굴 등을 자료로 한 생물측정학을 활발히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자들은 이러한 시도가 엄청난 예산을 필요로 하는 비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비난한다. 투자에 비해 결실이 적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조국안보부는 생물측정학 도입으로 ‘불순분자’ 색출이 한결 용이해졌다는 입장이다. 일례로 국경순찰대로 하여금 이 방법을 사용하게 하면서 밀입국자의 성분을 파악하는 데 용이해졌다고 한다. 불법월경자 가운데 살인사건으로 유죄를 선고받은 전과자 437명, 성폭력 전과자 579명, 강도 마약 납치 폭력 등 기록소유자 1만8,000여명을 색출했다.
국무부는 얼굴확인 프로그램 덕에 연례 비자 로터리 프로그램 신청자 가운데 이름을 속이거나 다른 형태의 속임수를 쓴 5,731명을 잡아냈다. 이들은 머리 스타일을 바꾸거나 안경을 쓰거나 인상을 달리 지어 보임으로써 여러 번 신청서를 제출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국무부가 최근 얼굴 확인 프로그램을 실시했으나 성과는 아직 속단하기 어렵다. 전자 여권에 얼굴이 입력된 칩을 부착해 입국 수속 때 얼굴을 확인하는 것이지만 컴퓨터가 자동으로 진위를 가리기보다는 검색 요원이 모니터에 뜨는 확대된 얼굴을 보고 확인해야 하는 단계에 머물고 있다.
조국안보부의 US-Visit 프로그램은 테러 방지가 목적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10억달러가 들었고 앞으로 총 100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나마 입국기록만 추적 가능하고 출국기록은 제대로 추적하지 못한다. 이 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해 곳곳에 거액의 컴퓨터 장비를 구축해야 한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 도처에서 근무하는 관계 당국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말이다.
생물측정학을 기초로 한 신원확인 시스템은 지문, 얼굴 생김새, 손가락과 주름의 변화, 눈 가의 피부색깔과 움직임 등을 토대로 데이터베이스에 입력된 인물과의 일치 여부를 알아낸다. 전 세계에 있는 국무부 비자담당 207개소에서 이 시스템을 이용한다. 비자 신청자의 지문과 얼굴사진을 받아 워싱턴에 보낸다. 워싱턴에서는 이를 데이터베이스에 입력된 약 500만명의 범죄자들과의 일치여부를 조사한다. 범죄자들은 비자가 거부된다.
켄터키에서는 생물측정학에 의거한 시스템을 활용, 4,500만명의 외국인의 얼굴과 신상을 자료로 확보하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모은 것이다. 아직은 부분적으로 표본 추출해 조사하지만 내년부터는 모든 비자 신청자를 대상으로 얼굴 확인을 실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얼굴 확인은 지문 확인보다는 정확도가 떨어진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국무부가 매년 5만명에게 부여하는 특별비자 프로그램에 신청자가 몰리고 혹 테러범이 악용할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쓸모가 있다. 캄보디아 출신 어린이의 동일한 사진이 9개의 신청서에 모두 부착돼 있었다. 이름, 생년월일, 부모 등도 모두 달리 기재돼 있었다. 이를 잡아냈다. 생물측정학 시스템의 개가였다.
외국인이 미국에 입국할 때 지문과 얼굴 사진을 찍게 된다. 미국과 비자면제협정을 체결한 유럽 29개국은 첫 입국 때만 하면 되지만 다른 나라에서 오는 방문객들은 매번 이러한 번거로운 작업을 거쳐야 한다.
특히 멕시코 국경에서는 생물측정학 시스템이 제 역할을 한다. 5년 전만 해도 수상한 입국자에 대한 신원조회를 하려면 중앙처리센터에 지문을 팩스로 보내야 하고 몇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그러나 이 시스템을 운영한 지난해부터는 2분이면 모든 절차가 끝났다. 이 시스템을 가동하기 전에는 신원확인을 요하는 입국자 50명 가운데 1명을 확인했으나 이제는 50명 가운데 7명을 잡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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