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사에 현명하지만 가장 가까이 할 것을 멀리하고 쉽게 할 것을 어렵게 하고, 잘 아는 것 같으면서 모르는 것같은 일로 인해서 삶에 허실이 많은 것처럼, 의식주는 우리 삶에 전부라면 전부인데 그 중 하나인 의생활이 어떻게 중요한지 잘 아는 것 같으면서 모르는 부분이, 많은 사람들은 남이 자기를 겉으로만 보고 판단해 버리는 것에 대해 무관심하다.
남의 사 어찌됐건 상관 말라는 주의자도 있겠지만 선천적으로 무사 태평한 사람도 있다. 선(禪)가에서 제일로 내세우는 분별심이 다 망상이니 마음을 비우면 일초직입여래지(一超直入如來地), 어떤 경지를 얻는다고 하는데, 불교는 차별 있음이 그대도 참모습의 세상이라고도 한다.
어쨌거나 우리의 현실은 분별심을 일게하는 차별로 꽉 차여 있다. 오래 지내본 사람은 어떤 차림을 하던 그 사람은 그 사람이라고 판단되지만 세상은 겉차림으로 보아 판단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리고는 그의 판단이나 느낌에 대해서는 아무런 채도 하지 않으니 저 사람이 나에 대해서 어떤 마음을 품고 있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그러면서 차별대우까지 한다.
이런 일은 때도 장소도 없이 어디서나 일어난다. 그래서 느낌으로 받는 불이익은 어디에다 대고 하소연도 못한다.
무엇보다 업신여김은 신흥 부자가 많은, 그리고 소견이 좁은 사회일수록 더 노출이 힘한 것 같다. 그래서인지 부티를 내야한다는 풍조도 그런 사회에선 나올만 하다. 까십거리도 모두 그런 것이고 가짜라도 명품이래야 된다고 야단들인 것 같다.
아무튼 세상을 바꿀 수는 없다. 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는 것이 진리인 것 같다. 옷은 나의 좋은 소개장이란 말이 서양사회에 전해 내려오고 있는데 거기에 적합한 것 같다. 내가 바르게 단정한 차림을 해서 남에게 좋은 인상을 주어 좋은 대우를 받는다는 뜻일 게다. 이런 상식 정도는 보통 사회에 있는 통념이다. 그러나 옷차림의 중요성에 대해 좀 더 재고해 보면 지난 세기 동안 전세계 사람들의 옷차림은 양장(洋裝)으로 바뀌어 지금은 마치 세계 통용복처럼 되었다. 그런 나라 중에 우리도 끼어 있다.
아마 영국에서 그런 고상한 양장이 나오지 않았었다면 세계 각 나라들은 각기 자기 나라 고유의상을 아직도 입고 있을거라고 복식계에서는 말한다. 그렇게 될만 했던 것은 시각적인 컷에도 있었지만 매너, 그리고 캐릭터가 있는데 가치관을 둔 옷이기 때문인 것이었다. 즉 그것은 영국적인 엘레간스를 말하며 특히 남성복의 기원이 된다. 그러나 오늘날 그 가치관이 난발처럼 되어지고 있지만 그 전통성은 유지하고 있다.
영국 극작가 오스카 와일드는 150년 전 아일랜드 출신으로 일찌기 옥스포드에서 수학했다. 윗트로도 장을 열어 영국사회에 영향력이 컸던 사람이지만 스타일에도 관심을 두어 그가 한 유명한 말이 있는데, A man’s first duty is to his tailor, what his second is, nobody has yet discerned.
우리는 옷이 사람에게 중요하다고 말할 것을, 이 말의 뉘앙스는 문화의 차이인지 이 사회 사람들, 특히 영향력 있는 사람들은 그들의 생활신조로 하고 있다. 이민 온 우리들은 여러 면의 문화 차이를 견디면서 익숙하여지는 것 같지만 그 차이를 살면서 새록새록 실감한다.
우리는 그동안 힘들었지만 이민이란 궁상스런 센티멘탈은 이제 떨어버리고 앞으로 이 나라에서 살아야 할 자손에게 이 사회에 깊이 들어갈 수 있는 긍지를 심어주어야 할 것 아닌지, 어느 사이 이 나라에서 교육받고 성장한 그들이 스스로 잘 할 수 있는 것을, 공연히 무엇이라도 뒷받침 해주지 못하여 안타까운 것은 이민 1세의 노파심일까.
박치우 복식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