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문협 사무국장… 시 4편 출품해 영예
미주문협 사무국장 한길수(사진)씨가 한국의 권위있는 문예지 중 하나인 계간‘시와 시학’가을문예에 당선됐다.
이미 재외동포문학상 시 가작, ‘광야’신인문학상 소설당선, ‘현대인’평론 추천등을 통해 등단한 한길수씨는 ‘낙타는 사막을 벗지 않는다’외 4편으로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문학평론가 김재홍교수는‘흔히 교민문학에서 발견되는 회고조 비탄조의 망향가가 아니라 위태로운 실존과 맞서 생의 근원을 탐구하고 운명의 형식을 발견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고 추천평에서 밝혔다. 다음은 당선작 중 하나인 ‘안개의 흔적’ 전문.
‘강이 보이는 풀숲에 서서/어둠보다 먼저 일어나는 안개를 본다//
초겨울 성난 노을도/안개의 발에 걸려 기우뚱거리고/마른 강아지풀에 걸려 흔들리기도 하고/더러는 어두워진 하늘을 기억하기도 한다/해의 단단한 오기조차/안개에 드러눕는다/강바닥에 침몰한 일출을 끌어올리고/저마다 걸어왔던 자리로 떠난다//
안개가 소리도 없이 사라진 아침/목젖에 걸린 네 이름이 선명하다/널 닮은 그리움으로 방울진 안개가/내가 걸어온 풀숲 길을 향해/수직선을 그리며 하나씩 떨어진다/안개는 안개를 끌어안아도 적어 보이듯/내 속에 채워지지 않는다/밤사이 가슴앓이 흔적들이 사라지고/풀숲도 지쳐 말없이 강을 보고 있다//
안개에 젖지 않는 바람/아무도 모르게 수평선 너머로 떠밀며/오래지 않은 기억의 싱싱한 언어를 토하자/침몰하는 것은 언어만이 아니라는 듯/속도가 무게를 이기지 못해 낙하한다/안개 자신도 말들의 받침을 따라/강물에 뛰어들어 점점 가라앉는다//
강이 보이는 풀숲에 서서/어둠보다 먼저 일어날 안개를 기다린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