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자체험기
▶ 현규환/하워드 노인회 .전 공사 교관
1950년 9월15일 인천상륙 후 적 치하 서울의 전황은 계속되는 공습과 식량 고갈로 인한 기아와 의용군 강제동원, 주야로 강행되는 노력봉사 등으로 연명을 위한 힘겨운 몸부림의 막바지 고비였다.
9월 중순 이후 인천에서의 함포 사격으로 서쪽 하늘은 붉게 물들어 저녁노을의 연속이더니 날이 자나면서 포성이 가까워지면서 미 공군기들이 벌떼같이 온 하늘을 뒤덮으면 지상의 온갖 대공포들이 미친 듯이 쏘아대어 검은 포연으로 하늘은 먹물로 채색된 듯 했다.
며칠 후 미군들이 탱크를 선두로 진격, 영등포 시가지에 입성하여 완강히 대항하는 인민군과 격렬한 시가전이 벌어졌고, 막강한 화력과 기동력으로 공격해오는 미군 앞에는 이미 오합지졸이 돼버린 적들은 속속 투항해왔다. 도로 상에는 수 없는 시체와 총포 등 장비들이 바닥을 뒤덮었고 골목마다 벗어 던진 군복과 군화 등 장구들이 수북히 쌓여 있었다. 하반신만 가린 패잔병들이 무리를 지어 투항해 오면 후속 미군 트럭이 가득히 채워 차례로 실어갔다. 미군은 탱크를 선두로 보병과 함께 계속 전진, 공군기의 선제폭격과 중포의 지원사격으로 간단없이 진격, 단숨에 노량진 한강교 남단에 도착, 재정비 강화와 보급, 휴식을 취해 정지했다.
얼마동안 한강을 경계로 소강상태가 계속된 후 다시 공습과 포격이 간단없이 이어지면서 서울 시가지는 온종일 불탔다. 드디어 해병 사단이 행주대교에서 도강 후 신촌 연희동으로 진격함과 동시에 마포나루, 뚝섬, 광진교 등에서 도강, 서울 시가전이 시작되었다. 신촌 연희 고지에서 해병대의 돌격으로 활로를 개척했고, 아현동 고개에서 결사적으로 저항하는 골수 인민군 정예부대와 맞서 며칠이고 공방이 계속, 쌍방에서 사상자가 속출했다. 고립된 적들이 최후까지 사수하려던 모든 벙커, 요새 들이 함락되었다. 지하에 엄폐된 탱크 속에는 소년병들이 족쇄에 발이 묶인 채 죽어있었고, 총을 쥔 채 사살된 소년병들은 고수 붉은 소년단원들이었다.
남산 전투에서는 미 육사를 갓 졸업한 신임 소위가 적의 지하 벙커에 단신으로 잠입해 5명의 적을 사살하고 장렬히 전사함으로써 남산 공략을 성공시켜 은성무공훈장을 받고 미군 전사에 기록되었다. 남대문 지하에서는 1개 소대의 골수 인민군들이 끝까지 저항, 미군이 소방전의 수도관으로 물바다를 만들어 잔당을 모조리 익사케 하는 전대미문의 기발한 작전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우회공격으로 퇴로가 차단된 적들은 황급히 도주하면서 우익 인사들을 학살하고, 건물과 가옥, 식량창고까지 모조리 불태우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자행했다.
태극마크가 선명한 공군의 무스탱 전투기(F-51D) 편대가 저공으로 날며 적의 퇴로를 공격하고 하늘로 솟구치니 우리 해병은 사기 충천했고, 드디어 꿈에도 그리던 태극기가 중앙청에 게양되어 펄럭이고, 시가지 곳곳에 태극물결이 파도를 이루면서 서울 수복은 끝났다.
9월28일 검게 타다 남은 중앙청에서 이승만 대통령과 맥아더 장군이 참석, 서울수복 정부환도 기념식이 거행되었다. 이 자리에서 대통령은 맥아더에게 “장군은 우리 민족의 구원자입니다. 역사에 길이 기록될 것입니다. 고맙소, 장군” 이라며 치하했고, 노령의 대통령의 눈에는 이슬이 맺혔다. 모두가 숙연히 고개 숙여 감격했다. 태극기는 더 높이 휘날리고 우렁찬 애국가가 울려 퍼지면서 새롭게 자유대한이 탄생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명동 성당의 종소리가 멀리서 들려오고 만세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
현규환/하워드 노인회 .전 공사 교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