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물놀이 팀 10명은 지난 추석을 맞아 사이프러스에 있는 양로보건 센터를 방문했다. 명절을 외롭게 보내는 노인들을 위해 공연을 하기 위해서였다.
단원들은 노인들이 어떻게 하면 고향에서와 같은 추석 기분이 들까 생각하며 열심히 연습을 거듭했다. 공연 장소에 도착하니 100명의 노인들이 계셨다.
나는 노인들에게 추석 하면 제일 먼저 어떤 기억에 떠오르는 지를 여쭈어 보았다. 송편, 부침개, 성묘 등 모두 떠오르지만 무엇보다도 자식들이 손자와 같이 고향을 찾아 부모님께 인사하고 가족이 둘러앉아 옛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냐고 했더니 모두 고개를 끄덕였고 눈가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머나먼 타국 땅에서 바쁜 생활을 하고 있지만 자주 부모님을 찾아 뵙고 문안드려야 할 것으로 느껴졌다. 이어서 판소리, 탈춤, 사물놀이 공연이 펼쳐지자, 고향을 생각하며 장단에 맞추어 어깨를 들썩이는 어르신, 무대로 나와 덩실덩실 춤을 추며 흥겨워하는 어르신들로 잔치 분위기였다.
노인들은 타국 땅에서 이렇게 나마 추석 기분을 낼 수 있어 매우 즐겁다고 모두 이야기했다.
지난 8월 우리 팀은 백인노인들이 다수 입원 해있는 양로 병원을 방문해 환자들 위해 한시간 동안 사물놀이, 고전무용을 공연했다. 백인 노인들도 매우 즐거워하며 환호하는 것을 보고 가슴이 뿌듯했다.
양로 병원에서 생의 마지막을 보내는 노인들에게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우리 단원들은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자주 방문해 노인들을 위해 공연할 생각이다.
엄익청/장구학당 사물놀이팀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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