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의원 입장선회...당황한 리우 의원 27일로
뉴욕한인들의 단합된 힘이 ‘청과 및 델리 좌대 규정 강화 법안(Intro 699)’의 발효를 일단 저지했다.
Intro 699에 거부권을 행사한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의 결정을 무효화(override)시키기 위한 뉴욕시의회 전체 투표가 11일에서 오는 27일로 연기됐다. 이는 좌대 규정 강화 법안을 반대하는 시의원이 늘자 법안 상정자인 존 리우 시의원이 ‘법안 취지가 제대로 이해될 수 있도록 시간이 필요하다’며 투표 연기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전체 투표가 예정된 당일 2시간여 만에 투표를 연기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11일 1시로 예정됐던 전체 투표를 1시간 앞둔 낮 12시께 시청 앞 계단에는 150여명의 한인, 중국인 청과 및 델리 업주들이 가게 문도 닫고 참석해 ‘청과, 델리 업계를 죽이는 법안을 당장 철회하라’, ‘한인 청과상들을 희생양으로 삼지 말라’ 등이 쓰인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법안을 초기부터 반대해온 데이빗 코펠 시의원은 시위에 참석해 “이 법안은 재정난에 허덕이는 스몰 비즈니스 업계에 부담만 주고 득은 전혀 없는 악법”이라며 “18명만 반대하면 되는 데 이미 23명이 시장의 거부권 행사를 무효화시키지 않겠다고 돌아섰다”고 말했다.
존 리우 시의원과 함께 법안을 지지해온 로버트 잭슨 의원도 “리우 시의원은 나에게 형제나 다름없지만 잘못된 것은 바로 잡아야 한다”며 “청과업계가 보내준 자료와 소비자 보호국이 좌대에 대한 불만이 한건도 접수되지 않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보고 법안이 얼마나 성급하게 통과됐는지 알게 돼 입장을 바꿨다”고 말했다. 마가리타 로페즈 시의원도 “법안은 불분명한 정보 및 추정으로 세워서는 절대 안 된다. 존 리우 시의원이 상정한 좌대 규정 강화 법안이 이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예”라며 “내가 관할하고 있는 지역에서 발생하는 조그만 사례를 시 전체에 적용하기 위해 밤새 날치기 통과로 법안을 시행하려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의원 다수가 반대하기 시작하자 투표를 27일로 연기시킨 존 리우 시의원은 인터뷰에서 “청과, 델리 업계가 좌대 규정을 감시하기 위해 나온 교통국 직원들이 부당하게 벌금을 내릴까봐 법안을 반대하고 있는 것 같아 교통국 직원들을 감시하기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하는 법안을 오늘 상정했다”고 말했다. 리우 시의원이 이날 상정한 또 하나의 좌대 관련 법안은 청과, 델리 업계 종사자와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교통국 직원들이 횡포를 부리는 것을 막는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으나 이는 좌대 강화 규정을 어떻게든 통과시켜보려는 편법으
로 분석된다.
한인들 반대운동 주효 평가
11일 전체투표를 거쳐 통과될 가능성이 컸던 ‘좌대 규정 강화 법안’이 27일로 연기된 데에는 한인 청과 및 델리 업계가 단합된 힘이 무엇보다 주효했다는 평가다.
좌대 규정 강화 법안에 대한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의 거부권을 무효화하기 위한 법안은 지난 3일 시의회 교통분과위원회를 여유있게 재통과했으며 11일 전체투표도 통과할 것이 확실시돼 보였다. 그러나 뉴욕한인소기업서비스센터 김성수 소장을 비롯해 뉴욕한인식품협회(회장 김영길),
청과협회(회장 김영태) 등이 합심해 꾸준히 시의원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데다 11일 투표에 앞서 시청에서 열린 시위에는 150여명이 동원돼 목소리를 높인 결과 전체투표 예정 시간을 10분 앞두고 27일로 연기됐다.
“법안을 반대하는 시의원이 23명으로 늘어나면서 법안 통과가 힘들 것으로 보이고 예상보다 많은 청과, 델리 업계 종사자들이 시청까지 찾아와 반대 의사를 확실히 표명하자 투표를 연기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관계자는 분석했다.
이날 시위에 참석한 김영길 회장은 “존 리우 시의원이 일주일 후에 청과협회 회장, 뉴욕한인소기업서비스센터 소장 등과 함께 만나 절충안을 찾아보자고 요청해왔는데 이는 한인사회를 이용하려는 속셈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앞으로 모임을 갖고 다음 시위에는 버스를 대절해 인원을 동원하는 등 최선을 다해 반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조한경 청과협회 실장은 “투표가 연기된 것은 한인커뮤니티 노력의 성과”라며 “소기업센터, 식품협회와 함께 27일 열릴 예정인 전체 투표를 무산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
다.
김성수 소장은 “오늘의 성과는 한인사회가 한마음 한뜻으로 합심했기 때문에 얻을 수 있었다”며 “법안이 자동으로 무효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남은 기간 동안 로비 활동을 펼쳐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김휘경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