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전문가 고용 ‘코칭 프로그램’인기
킴 윌슨은 스스로 하는 스타일이라고 자칭한다. 그래도 윌슨은 가끔 도움을 필요로 한다. 대학생활을 하면서 겪게 되는 어려움에 부닥칠 때는 특히 전문가의 조언이 절실함을 느낀다. 윌슨은 운이 좋았다. 채프먼 대학에서 지난해부터 시범적으로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프로그램에 무작위로 선정돼 기업경영관리 스타일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게 됐다. 대학생활의 목표를 세우고 구체적인 시간표를 작성하며 학교생활을 관리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이 지도 프로그램은 매주 30분간 진행된다. 지금 2학년인 윌슨은 이 프로그램 덕에 대학생활이 훨씬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인사이드트랙’…현재 1만4천명 동참, 전국으로 확대 계획
신입생 참여비용 학교 측 전담, 2학년부터는 희망자 부담
전공선택·장래목표·학업수행·과외활동 등 포괄적으로 다뤄
휴학·중퇴율 낮춰 학교의 장기적 재정 및 학문 수준 높여
학생들에게 유익한 프로그램은 결과적으로 대학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출석률이나 성적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USA투데이가 최근 소개했다.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대학들은 캘리포니아에 본부를 둔 ‘인사이드트랙’(InsideTrack)이란 회사와 연계돼 있다. 이 회사에서 전문가들을 대학에 보내 학생들을 돕는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에 심리 상담을 하거나 학습지도를 하는 것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학생 지도를 맡는 코치들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학생들이 무엇을 하고 싶어하고, 이를 어떻게 달성하느냐에 대한 방향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코치는 계획서를 작성하고 목표 설정 훈련을 하며 학생들이 학업, 건강, 활동, 아르바이트, 운동 등 다양한 생활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적응하도록 지원한다. 인사이드트랙 창업자인 앨런 트립은 스탠포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1999년 이 아이디어를 고안해 냈다. 트립은 “학생들은 무언가 성취하려는 열의가 뜨거웠지만 이를 체계적으로 집행하고 그 결과를 검증해 발전적으로 개선하는 틀이 없었다며 인사이드트랙이 바로 이 역할을 대신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프로그램에 동참한 학생은 약 1만4,000명. 트립은 이 프로그램을 전국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채프먼 대학뿐 아니라 팔로스버디스의 메리마운트 칼리지에서도 이를 운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사이드트랙의 아이디어가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학생들을 코치하는 것은 전례가 없지는 않다.
국제코치연합의 회장인 파멜라 리처드는 지난 수년간 커뮤니티 칼리지 학생들을 대상으로 코치 프로그램을 실시해 왔다. UC버클리에서는 B학점을 유지하는 저소득층 학생을 대상으로 한 ‘SAGE Scholars’ 프로그램이 있었다. 재정문제로 지금은 자원봉사자들이 코치 역을 맡고 있다. 집중력이 부족하거나 다른 이유로 학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학생들도 이 프로그램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사이드트랙의 특징은 학생이 아니라 학교가 경비를 지불한다는 점이다. 한 학생이 10개월간 지도를 받으려면 매달 100달러가 소요된다. 하지만 학교는 돈을 쓰더라도 학생들이 대학 1학년을 잘 적응하길 바라고 있다.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판단이다.
윌슨은 지난해 코치 이시드로 구에라의 도움을 받아 전공에 법학, 부전공에 환경학을 정했다. 또 교과과정 외에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좋은 기회를 얻었다. 그래서 2학년인 윌슨은 올해에도 자비를 들여서라도 코치의 지도를 받기로 했다. 통학을 하는 윌슨은 다른 학생들에 비해 학교생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코치의 조언을 받아, 여학생 클럽에 가입했고 캠퍼스 수칙을 위반하는 학생들을 다루는 일을 하고 있다.
채프먼 대학은 이 프로그램을 확대해 올해 신입생 가운데 절반인 430명 정도를 참여시키기로 했다. 인사이드트랙은 실질적으로 대학 재정에도 마이너스가 아니라 플러스란 결과가 나왔다. 채프먼 대학은 적응 못한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거나 휴학을 하는 것보다 꾸준히 등록해 수업료 수입이 약 110만 달러 늘었다고 밝혔다.
학생들의 중퇴율이나 휴학률이 낮을수록 학교 재정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뿐 아니라 대학의 질적인 수준도 높아진다. 대학으로서는 사기업의 경영전략을 감안한 코칭 프로그램을 도입해 장기적으로 학문적 재정적 결실을 얻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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