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들의 헌신’ 희생 아닌 성찰기회로 여겨… 사회학자들 주목
연로한 부모를 부양하기 위해 커리어를 접는 미국의 여성들이 상당수에 달하고 있다.
이들의 행위는 자발적인 의지의 발로로 사회학자들은 이들의 결정을 ‘딸의 자취’(Daughter Track)라고 일컫고 있다.
미네소타대학의 필리스 모엔 사회학과 교수가 조기 은퇴한 5,1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다수 여성들은 예정보다 빠르게 직장에서 퇴직한 이유는 부모 부양 때문이었다고 응답했다.
전국 간호 연맹은 “지난해 치매 등 질환을 앓고 있는 부모를 돌보기 위해 주 40시간 이상의 시간을 헌신하는 미국인의 71%가 여성이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연맹의 캐롤 르바인 고문은 “여성들이 부모 부양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커리어를 중단하는 경향이 높다고 말하는 것은 사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리 가이스트(49)는 라디오 뉴스의 앵커로 일년에 6자리 숫자의 연봉을 받는 전형적인 직장 여성이었다. 그가 지난 2월 직장을 그만두겠다고 말했을 때 LA, 샌프란시스코, 뉴욕 등 대도시의 친구들은 자신들의 귀를 의심했다.
가이스트는 치매을 앓고 있는 아버지와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는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디트로이트 인근 고향으로 돌아갔다.
그는 “누구도 나에게 부모를 부양할 것을 강요치 않았다. 죄의식 때문도 아니었다”며 “부모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잃어버린 소중한 무엇을 되찾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어릴 적에 자동차 부속품 제조회사를 운영했던 아버지가 그릇에 담긴 시리얼을 스푼으로 어떻게 먹는지를 가르쳐 준 기억이 무척 새롭다”고 회고했다.
UC 버클리의 알리 호크스차일드 교수는 “부모를 돌보기 위해 고상한 일자리를 떠나야 했던 중년 여성들은 이를 희생으로 여기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성찰의 기회로 간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학 전문가들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고 치매 등 질병으로 고생하는 연로한 사람들이 증가함에 따라 요즘처럼 부모들이 자신들을 돌보아 줄 성인 자녀의 손길을 필요한 때가 없었다고 말했다.
<황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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