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에 자율주행 규제·정책 묻고
▶ 자사기술 소개 등 물밑작업 분주
▶ 구글 이미 런던·도쿄서 운송 채비
▶ 차량밀집도 높은 서울 ‘예의주시’
▶ 여객 제도 개편 움직임도 긍정적
▶ “한국 기술 키워야 종속 안 될 것”
구글 웨이모가 한국 자율주행 택시 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한국에서 자율주행 택시 사업을 할 수 있는 제도는 없지만, 한국 규제 완화 및 웨이모의 해외 확장 기조를 감안하면 한국 진입이 시간 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구글이 한국 고정밀 지도까지 얻어낸 터라 한국 자율주행 업계에서는 기술 고도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위기감이 퍼지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웨이모는 한국 한 대관업체를 통해 지난해부터 국토교통부를 대상으로 한국 자율주행 규제 질의, 자사 기술 소개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미국 최대 로보택시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웨이모는 1월 “올해는 도쿄와 런던을 포함해 20개 이상의 도시에서 차량 호출 사업을 할 수 있는 기반을 쌓을 것”이라며 해외 진출 방향을 공식화한 바 있다.
웨이모는 일본 도쿄에서 2025년부터 도로 주행 실증을 하고 있으며 올해 영국 런던에서 유상 여객 운송을 시작할 방침이다.
웨이모가 해외 도시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한국도 후보로 삼고 한국 정책을 파악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한국 제도상 현재로서는 웨이모 같은 무인 자율주행 기업이 택시 사업을 운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는 상태다.
택시 제도 자체가 지역별 택시 총량 내에서 지방자치단체가 택시법인이나 개인 기사에게 면허를 발급하는 이른바 ‘유인 기반 총량제’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예외적으로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 내에서 자율주행차로 유상 운송을 할 수 있지만, 지구가 55곳으로 제한돼 있다. 사업화하기엔 한계가 있는 규모라 한국 자율주행 기업 중 유상으로 택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카카오모빌리티와 SWM이 전부다.
이 기업들은 서울 강남구 시범운행지구에서 4월부터 유상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중국 자율주행 기업 포니AI와 파트너십 관계인 포니링크(퓨처링크)도 아직 한국 실증에 머무르고 있다.
웨이모의 움직임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한국외 기업 할 것 없이 한국 제도 관련 질의가 들어오면 답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며 “웨이모로부터 성능인증제 신청 등이 접수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성능인증제는 레벨4 자율주행차량 제작사가 기업 간 거래(B2B)를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난해 만든 제도로, 레벨4 차량 상용화를 위해 밟아야 하는 절차 중 하나다. 웨이모는 한국 진출 계획을 묻는 본지의 이메일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웨이모가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는대로 한국에 들어올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국은 통신망이 잘 갖춰져 있어 V2X(차량-사물 간 통신) 등 자율주행 기술을 축적하기 좋고, 서울의 경우 차량 밀집도가 높아 ‘엣지 케이스(예외적 상황)’를 수집하기에도 유리하다. 해외 자율주행 기업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시장이라는 의미다.
웨이모가 한국만큼 택시 면허 제도가 엄격한 일본 내 실증 경험을 토대로 한국 진출 전략을 짤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무엇보다도 자율주행 시대에 맞게 여객 제도를 개편하려는 정부와 민간의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국토부가 1월 택시업계·노조·플랫폼·자율차 업계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발족해 자율주행 택시 도입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모빌리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율주행 택시 도입은 택시 기사의 일자리 문제 등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어 결론이 쉽게 날 문제는 아니다”라면서도 “택시 업계에서조차 변화를 거스를 수 없다는 기류가 강해지고 있어 제도만 개편되면 외국 기업도 앞다퉈 들어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한국 자율주행 기업의 기술 내재화를 앞당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자율주행 기업들의 총 누적 주행 거리가 1306만㎞인 데 반해 웨이모는 약 2억㎞에 이르는 등 기술 격차가 큰 상황이다.
특히 지난달 한국 정부가 구글에 1 대 5000 축척의 고정밀 지도를 반출하기로 허용해 웨이모가 기술을 더 고도화할 수 있는 토대까지 마련됐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웨이모가 한국 고정밀 지도까지 장착하면 격차를 따라잡기 더 힘들어진다”라며 “한국에서도 E2E AI 등을 활용해 빠르게 기술을 끌어올려야 (웨이모에) 종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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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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