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종사노조가 전면 파업에 들어감으로써 ‘항공대란’이 현실로 다가왔다. 파업 첫날에만 절반 이상의 결항률을 보이면서 LA-인천 노선을 포함한 미주 노선운항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도쿄를 경유하는 노선이 결항되고 매일 2~3회 운항되던 화물기도 매일 1회로 줄게 됐다. 대한항공은 이들 항공편을 예약한 여행객들에게 브라질항공 등 대체 항공편을 이용하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주말부터는 대체항공편을 찾기 어려워 무더기 결항이 예상된다.
마치 연중행사처럼 벌어지는 파업이다. 지난여름에는 아시아나 항공 조종사들이 파업에 들어가 25일이나 끌었다. 그런지 불과 넉 달 후 또 다시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파업이 발생한 것이다. 대한항공 조종사의 파업은 2000년 노조 출범 이후 이번이 네 번째로, 그 때마다 한국을 찾는 여행객들에게 불편은 물론이고 여간 심각치 않은 경제적 손실을 끼치고 있는 게 아니다.
이 같이 툭하면 벌어지는 조종사노조 파업을 보는 눈은 결코 곱지 않다. 파업의 이유란 것부터가 그렇다. 대한항공 경영측과 조종사노조가 합의단계에 이른 상여금 50% 추가지급을 제외하면, 기본급 6.5% 및 2.5% 인상안을 놓고 맞서 있다고 한다. 그 몇%를 더 받아야겠다고 실력행사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대한항공 일반직 노조는 2.2% 임금 인상안을 수용했다고 한다. 조종사는 10년차 기장의 경우 연봉이 일반직의 2~3배에 이른다고 한다. 말 그대로 ‘귀족 노동자’다. 그런데 일반직보다 더 높은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 모양새가 결코 좋아 보이지 않는다.
파업의 타이밍도 그렇다. 겨울 방학을 맞아 자녀와 함께 모처럼 모국을 방문하는 미주 한인을 비롯해 여행객이 가장 많은 연말성수기를 앞두고 파업에 들어가 하는 말이다. 그 의도하는 바가 너무 뻔해 보인다. 성수기 여행객을 볼모로 잡자는 것이다. 이번 파업은 그러므로 ‘배부른 귀족 노조의 제몫 챙기기 투쟁’에 불과하다. 이 점에서 설득력도 없고 명분도 없는 파업이라는 생각이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이 명분이 없는 파업을 당장 그만둬야 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