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성일씨 황교수에 들어… 논문 철회 통보
서울대 의대 줄기세포 없는 것으로 확인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가 2005년 5월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게재한 논문이 허위인 것으로 드러났다.
황 교수는 15일 오전 서울대 병원 입원실을 찾아온 이 논문의 공동저자 노성일 미즈메디 병원 이사장에게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가 현재로선 없다” 고 말했다고 노 이사장이 전했다. 서울대 의대와 수의대의 다른 관계자들도 배아줄기세포가 없다고 확인했다.
노 이사장에 따르면 황 교수는 “줄기세포 연구 성과는 있었으나, 보관 과정에 훼손된 것 같다” 며 “그러나 현재 확인 안된 줄기세포주가 몇 개 있으며 확인 중” 이라고 말했다. 황 교수는 이 같은 사실을 밝히며 “참담한 심경이다” 고 말했다.
노 이사장은 황 교수와 문신용 서울대 의대 교수, 노 이사장 자신 등 3명의 명의로 사이언스측에 논문을 철회한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노 이사장은 “황 교수가 14일 밤 안규리 서울대 의대 교수에게도 같은 내용의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고 덧붙였다.
노 이사장은 “황 교수가 줄기세포를 만들었으나 논문을 발표하기 전 6개가 곰팡이에 훼손됐고, 나머지는 체세포를 가져다 줄기세포로 위장한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피츠버그대학에 가 있는 김선종 연구원이 이 같은 사실을 전화로 털어놓았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다시 줄기세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했으나 실패했고 결국 현재로선 줄기세포가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노 이사장은 그러나 자신이 냉동보관 중인 2개의 줄기세포를 검증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PD수첩팀이 황 교수로부터 받아 DNA 조사를 한 결과 체세포 지문과 일치하지 않다고 확인한 것이다.
황 교수의 논문이 허위라는 사실이 보도된 후 이왕재 서울대 의대 연구부학장은 “황우석 교수팀이 배양에 성공했다고 보고한 배아줄기세포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황 교수팀으로부터 배아줄기세포가 없다는 사실을 이미 확인했고, 안규리 교수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다” 면서 “오늘을 한국 과학계의 국치일로 선언해도 좋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서울대에서 구성을 추진 중인 줄기세포 조사위원회의 위원장으로 거론돼 왔다.
또 서울대 수의대의 한 교수는 황 교수의 줄기세포 진위와 관련해 대덕연구단지내 한국생명과학연구원이 지난 주 4시간에 걸친 회의를 가졌으나 11개 중 최소한 9개는 거짓이라는 결론을 이미 내렸다고 밝혔다.
한편 황 교수 연구팀이 논문에 게재한 환자맞춤형 배아줄기세포 5번이 미즈메디 병원에서 5년 전에 만든 수정란 배아줄기세포 1번 사진과 동일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한국과학재단의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의 일부 회원들은 사이언스 논문에 실린 5번 줄기세포 사진은 노 이사장, 김선종ㆍ천선혜 연구원 등 미즈메디병원 연구팀이 10월 19일 미국 학술지 ‘생식생물학(Biology of Reproduction)’ 에 게재한 논문의 수정란 줄기세포 1번 사진과 대조해 본 결과 같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즈메디병원 줄기세포는 2000년 불임치료 후 남은 수정란으로 2001년에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등록된 것이다.. 노 이사장은 논란이 일자 생식생물학지에 논문 철회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논문의 제1저자인 미즈메디 병원의 천선혜 연구원은 BRIC 홈페이지에 “김 연구원의 도움을 받아 사진 작업을 했는데 컴퓨터 폴더에 황 교수팀 줄기세포와 병원 줄기세포 사진이 섞여 본의 아니게 실수를 하게 됐다” 고 해명했다.
이 사진 논란은 그동안 사이언스 논문의 사진 중복 및 조작 의혹과는 달리 줄기세포의 출처에 대한 의혹이 처음으로 제기됐다는 점에서 파문을 낳았다. 이 병원 연구원이었다가 피츠버그대학으로 간 김선종 연구원은 황 교수 논문의 사진을 다룬 사람이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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