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받아 합법 입국 급증… 체류신분 확보 어려워 밀입국 크게 줄어
한때 멕시코 국경을 통한 밀입국 시도가 끊이지 않았던 한국 거주 탈북자들이 최근 비자를 정식 발급 받아 입국하는 추세로 전환하고 있다.
LA지역 탈북자들에 따르면 탈북자들의 밀입국 시도는 전에 비해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이는 밀입국에 성공해도 망명신청 등을 통한 합법적인 체류신분 확보 가능성이 희박하고, 불체신분 상태에서 겪어야 하는 일상생활의 어려움 때문에 오히려 한국보다 살기가 힘들다는 현실이 미국을 다녀간 다른 탈북자들의 입을 통해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밀입국을 위해 브로커에게 지급해야 하는 알선료가 만만치 않은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 입국 방법을 찾기 위해 LA등 미국 내 탈북자들에게 걸려오던 문의도 급감했다.
LA 거주 한 탈북자는 “요즘은 거의 전화가 오지 않고 있다”면서 “인권법 발효 직후와 비교하면 아예 없다고 해야 할 수준”이라고 말했다.
대신 비록 소수지만 관광 또는 방문 비자 등으로 입국해 상황을 직접 자신의 눈으로 살펴본 뒤 정착 여부를 결정하는 탈북자들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얼마전 한국서 생활하던 탈북자 가족이 관광비자로 LA에 들어와 있으며 한 형제 탈북자도 지난달 방문비자로 뉴욕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 30대 여성 탈북자는 관광비자로 LA 등을 돌아보며 자녀 조기유학 장소와 환경을 살펴보기도 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김용 재미탈북자 동지회장은 “밀입국을 시도하다 추방된 사람들을 통해 정치적 망명 또는 난민지위를 받기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잘 알게 됐기 때문으로 보인다”면서 “미국에 대한 막연한 동경 또는 환상이 깨지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한국은 물론 3국에 체류중인 적지 않은 탈북자들에게 미국은 여전히 최고의 정착지 중 한 곳으로 꼽히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4년째 LA에서 생활중인 한 탈북자는 “한국에서 이상한 시선을 받으며 생활하는 것보다 미국에서 남 신경 안 쓰고 사는 게 낫다는 생각을 가진 탈북자들이 적지 않다”며 “일부는 아예 미국 내 지인들에게조차 연락도 없이 조용히 들어와 지내는 경우도 있다”고 소개했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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